[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 ‘한여름의 판타지아’가 한 작품 속 서로 다른 두 개의 이야기로 개봉 전부터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한여름의 판타지아’는 일본의 지방 소도시인 나라현 고조시에서 우연히 만난 한국여자와 일본남자, 그들의 신비로운 인연과 한 여름의 불꽃놀이처럼 번지는 마음의 파동을 그린 작품이다. 제3회 나라국제영화제 개막작을 비롯해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감독조합상, 제40회 서울독립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언급, 제44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제38회 예테보리국제영화제, 제39회 홍콩국제영화제, 제21회 로스앤젤레스영화제, 제4회 토론토한국영화제, 2015 워싱턴한국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바 있다.
특히 로테르담 영화제는 “‘비포 선라이즈’ 시리즈에 비견되는 로맨스”라고 설명했고, 예테보리 영화제는 “당신의 가슴에 오래 남을, 잊을 수 없는 영화”라고 꼽았다. 트위치 필름 역시 “한국 현대영화사에 기록될 기념비적 작품의 탄생”이라고 극찬해 더욱 더 기대치는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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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스틸 |
특히 연결고리는 있지만 1부와 2부가 나뉘는 부분이 영화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자 강점이다. 흑백과 칼라 영상의 매력도 느낄 수 있으며, 배우 김새벽의 1인2역, 임형국, 이와세 료의 자연스러운 연기, 영화적인 상황이 간혹 등장함에도 충분히 보는 이로 하여금 상황에 대입할 수 있게 만들어 자신의 지난날을 떠올리게도 만든다. 그래서 ‘한여름의 판타지아’라는 제목이 더욱 와 닿기도 한다.
“영화를 통해 어디에서 왔으며, 지금 어디에 서 있고 앞으로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힌 공동 프로듀서 가와세 나오미의 제안도 영화를 본 관객들에겐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감독의 만듦새도 신선하고 기발한데, 감독의 생각을 연기와 표정으로 표현한 김새벽과 임형국 또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극에서 김새벽은 미정과 혜정 1인2역을 맡았고, 임형국은 영화감독 태훈 역을 맡았다. 두 사람은 ‘줄탁동시’에 함께 출연한 바 있지만 붙는 장면이 없었기에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첫 호흡치곤 매우 완벽했으면 현실적이고 리얼한 영화감독, 조감독으로서 애매모호한 감정선까지 눈빛으로 대신하고 있다.
앞서 임형국은 ‘줄탁동시’에서 유능한 펀드매니저이자 게이 소년을 사랑하는 남자 성훈 역을 맡아 동성애를 사실적으로 그려냈었고 ‘나쁜 피’에선 친절한 듯 그러나 무엇인가 감추고 있는 종구 역을 맡은 바 있다. 주로 센 역을 도맡아왔던 그가 이번작품에선 인간미 넘치는 영화감독으로 대중을 만나고 있기에 이미지 변신의 성공을 알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김새벽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 ‘줄탁동시’ 등을 통해 다소 어둡고 사연 많은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대사보다는 표정과 속을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모든 걸 그려왔었다. 특히 연변 사투리를 능숙하게 소화해온 그가 이번 작품에선 수준급 일본어 실력을 뽐낸다. 연기도 되고, 다양한 언어 실력도 되고, 외모도 되기에 여배우의 자리를 지킬 만하다. 아직 걸음마를 뗀 아이 같지만 스크린에서 만큼은 충분히 빛나 관객을 집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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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포스터 |
이어 “배우는 물론, 감독, 제작진, 홍보사 등 모두가 영화의 주인이 돼 열심히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열심히 했으니 좋게 봐 주세요’라는 말보다 작품에 참여한 이들의 마음 씀씀이가 관객에게 전해지길 바라며, 이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우니 충분히 관객에게 전해질 것 같다. 물론, 아름다운만큼 결과물 역시 아름다웠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은 걸 느끼고 선배의 사랑을 독차지한 김새벽은 “난 느린 속도의 영화를 좋아하는데 ‘한여름의 판타지아’가 제격”이라며 “편안하고 여백이 많은 영화이다. 강요하는 게 아니라 놔주는 부분이 있어 감정이 남는 것 같더라. 나 역시 편하게 관람했고, 지친 관객들이 와서 편안한 마음으로 97분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더했다.
한편 ‘한여름의 판타지아’는 오는 11일 개봉한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