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그룹 참깨와 솜사탕의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두 번 놀랐다. 한 번은 참깨와 솜사탕이 이제야 정규 1집을 발표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번에 발표한 앨범이 본인들을 대표하는 이미지와는 전혀 달랐다는 점이다.
최기덕(기타, 보컬), 유지수(보컬), 박혁수(편곡)으로 구성된 참깨와 솜사탕은 최근 정규 1집인 ‘까만 방’을 발매했다. ‘키스미’ ‘속마음’ 등 재기발랄한 곡으로 인디신에서 자리를 잡고 이름도 알려진 참깨와 솜사탕이었기 때문에 이제야 나온 정규 앨범은 뒤늦은 것이 아닌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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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파스텔뮤직 제공 |
‘까만 밤’이라는 곡이 수록됐고 비슷한 어감인 ‘까만 방’이 앨범의 타이틀이 됐다. 참깨와 솜사탕은 어둠이 내린 밤에 혼자가 되는 방에서 느낌 감정들을 10곡으로 엮어냈다.
“앨범을 준비하면서 회의를 계속했다. 불을 꺼놓고 음악을 감상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떠오르는 단어들을 조합했을 때 공통적으로 나온 게 방과 밤이었다. ‘까만 밤’이라는 곡도 실려 있어서 아예 더 좁게 ‘까만 방’으로 만들었다. 나만의 공간이라서 이 음악을 듣는 사람이 고민을 할 때 확실히 공감대가 잘 형성되지 않을까 싶었다.”(최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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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두리’는 전작인 ‘키스미’를 이어가는 곡이며 ‘공놀이’, ‘잊을게’ 같은 감성적인 곡들도 있다. ‘못된놈’은 그루브한 느낌도 있고 랩도 들어가서 정말 새롭게 시도한 곡이다. 새롭게 느껴줬으면 좋겠다. 음악적으로 다양한 스펙트럼이 담겼고 사운드도 풍부해져서 스스로도 음악적으로 발전했다는 걸 느끼고 있다.”(유지수)
특히 ‘못된 놈’은 요즘 대세가 된 힙합 스타일의 곡으로 신인 래퍼 캐스퍼(KASPER)가 피처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참깨와 솜사탕에게 이런 리듬감 있는 곡이 잘 어울릴 수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됐다. 그 중심에는 멤버 최기덕의 ‘랩 욕심’이 자리하고 있다.
“제가 랩을 좋아하고 기본적으로 그루브한 음악을 좋아한다. 언젠가 이런 음악을 만들어봐야지 하는 생각이 있었고 랩 욕심이 있다. 예전에 ‘딱 좋아’라는 곡에서 랩을 했는데 너무 장난치는 느낌이더라.(웃음) 이런 곡이 ‘참깨와 솜사탕 스타일은 아닌데’라고 느끼시는 분들도 있는데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보고 싶다. 계속 시도를 하다 보면 잘하는 수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한 가지 색이 좋다고 해서 그걸 고집하면 그쪽 음악밖에 못할 것 같았다.”(최기덕)
아직까진 참깨와 솜사탕 음악의 중심은 곡을 쓰는 최기덕이다. 이번 앨범에서도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며 스펙트럼을 넓히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앞으로는 다른 멤버인 유지수와 박현수의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곡 할당량을 주문받고 이번 앨범에 유지수가 쓴 ‘계절의 시작’과 ‘양파’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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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가 좋아하는 음악이 기덕오빠의 색과는 달라서 별로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거다. 근데 들어본 분들의 반응이 돌아오니 ‘양파’가 좋다는 분들도 있어서 다행이었다. 이전에 썼던 ‘어쩌면’을 냈을 땐 반응이 안 좋아서 상처도 받았었다. ‘내가 음악을 못하나’라는 생각도 했는데 내 자식을 좋다고 해줘서 자신감을 가지고 할 수 있을 것 같다.”(유지수)
2010년 첫 EP를 발표하고 참깨와 솜사탕이 벌써 데뷔 5년차인 팀이 됐다. 홍대 인근에서 버스킹을 하던 이들은 그 사이 레이블과 계약도 맺었고 단독 콘서트를 매진시키고 K인디 차트 1위도 거머쥔 팀이 됐다. 그 중심에는 전 취향을 아우를 수 있는 참깨와 솜사탕의 공감가는 가사와 멜로디가 있었다. 그게 참깨와 솜사탕의 색이었다면 이번 앨범을 필두로 더 많은 색을 찾아가는 것이 그룹의 목표이자 계획이다.
“저희만의 색이 무엇일까 생각을 했는데 각자 듣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게 다른 것 같다. ‘키스미’로 저희를 아시는 분들도 있고 의외로 어두운 곡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다. 여러 장르를 시도하다 보니 취향대로 골라듣는 느낌이다.”(박현수)
“아직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빵빵하게 담긴 디제이풍 음악이나 갱스터랩 등의 장르는 안 해본 것 같다. 여러 장르를 시도해보면서 팬들에게 쇼킹함을 선사하고 싶다. 처음에 ‘미쳤나 봐’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겠지만 계속 진행이 되다 보면 기대치를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 참신하고 참깨와 솜사탕과는 안 어울릴 것 같은 것들을 계속 시도하고 싶다.”(최기덕)
한편 참깨와 솜사탕은 오는 7월11일 서울 강남구 백암아트홀에서 단독 콘서트 ‘까만 방’을 개최한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