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2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하 ‘착않여’)는 뜨거운 피를 가진 한 가족 3대 여자들이 미워하고 사랑하면서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좌충우돌 명랑 성장기를 담은 작품으로,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명랑한 대답을 해주기 위해 안방극장을 찾았던 드라마다.
김혜자, 채시라, 도지원, 이하나 등이 맡은 매력 넘치는 캐릭터와 맛깔나게 소화하는 연기자들의 열연이 시너지를 발휘하면서 시청자를 울고 웃게 만들었고 마지막까지 화해와 성공, 행복 이야기를 모두 담으며 감동을 안방극장에 수놓았다.
![]() |
↑ 사진=정일구 기자 |
송재림은 극 중 검도사범 이루오로 분해 무뚝뚝한 성격을 가진 인물을 연기했다. 그는 어느 순간 마음에 들어와 버린 마리(이하나 분)를 향한 순애보를 실감나게 표현하면서 극의 재미를 더했고, ‘마루커플’이라는 애칭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기라성 같은 선배 배우들과 함께한 송재림은 누구보다 감회가 남달랐다. 인간 송재림과 배우 송재림 사이에서 어느 곳에 치우쳐 살아야하는가를 고민했었던 그는 현장에서 인간과 배우 사이의 삶을 자연스럽게 융화시키는 선배 배우들을 보고 그동안의 겪었던 딜레마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
“사람 송재림과 배우 송재림에 치우쳐서 살아야겠는가를 이분법적으로 생각했었는데 선배들 연기하는 걸 보면서 많은 걸 느꼈다. 특히 채시라 선배 같은 경우 전형적인 어머니인데 대본을 들고 감독님과 이야기하고 그럴 때는 온전한 배우의 모습이 있었다. 그게 바로 다른 양면성에서 동일성을 찾아 그걸 잘 융화해서 지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미래의 내 모습을 꿈꾸게 됐다. 향후 앞으로의 연기생활, 나이 들어감에 있어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착않여’에는 김혜자가 장미희에게 분노의 하이킥을 하는 등 여타 드라마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개그콘서트’보다 기묘하고 웃긴 장면들이 다수 있었다. 이런 장면은 시청자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장면이었고, 출연 배우들 역시 상상도 못했었다.
송재림도 ‘착않여’의 대본을 읽고나서 들었던 첫 느낌은 ‘웃기다’였다. 상상도 못했던 장면이 나오니 허를 찔리는 기분이 들었고, 묘한 쾌감을 느꼈다. 그는 이런 점을 ‘착않여’의 강점으로 꼽기도 했다. 인간의 욕심, 시기, 질투 등의 원초적인 감정을 살살 잘 긁어내는 점을 말이다.
송재림은 저돌적인 연하남의 면모가 담긴 루오에게서 자신의 모습이 오버랩됐다고 했다. 때문에 캐릭터를 구축하면서 이루오가 송재림을 연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 |
↑ 사진=정일구 기자 |
“그동안 방송을 통해 어필했던 모습을 작가가 잘 녹여준 것 같았다. 저돌적인 연하남 루오의 모습에서 내 모습이 오버랩됐다. 이걸 연기함에 있어서는 이루오의 캐릭터를 연기한다기보다 이루오가 송재림을 연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착않여’에는 여러 인물이 나오는데 이중 루오와 마리 커플의 이야기도 재미 포인트 중 하나였다. 각각 루오와 마리를 맡은 송재림과 이하나는 티격태격하면서도 때로는 달달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보는 이들의 연애 세포를 자극했다.
그는 캐릭터를 조율하는 부분에서 이번 드라마에서는 자신의 색깔과 욕심을 버리고 상대방을 받쳐주는 걸 먼저 생각했다. 첫 촬영부터 이하나와 함께한 송재림은 어긋나는 것 없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며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착않여’의 첫 촬영이 이하나와 함께 하는 신이었다. 첫 촬영은 늘 떨리는 것 같다. 선배가 있는 후배가 있든 첫 촬영 현장은 떨린다. 특히 선배들과 처음으로 붙는 신에서는 연기적으로 긴장이 될뿐더러 후배로서 밑보이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한다. 최소한 ‘요즘 것들은 그래’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한다. 이번 현장에서도 막내로서의 본분에 충실했다.(웃음)”
여러 명의 선배 배우와 함께 한 ‘착않여’ 촬영 현장을 두고 송재림은 “이런 기회가 또 있을까? 이런 기회가 두 번 다시 올 수 있을까?”라는 말만 되뇌였다. 기라성 같은 배우와 함께하니 그들의 소소한 손짓, 발짓 하나하나가 송재림에게는 모두 공부거리였다.
“김혜자 선생님은 정말 허투루 하는 게 하나도 없다. 내가 생각했었던 ‘열심’이 있었는데 김혜자 선생님은 그 열심 이상의 열심을 하고 있는 거다. 이게 내공차이다. 나는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는데 선생님은 그것 이상의 경지에서 하고 있었다. 채시라 선배는 본인이 연기할 때나 상대방이 연기할 때 리액션을 다 받아준다. 카메라가 상대방을 향해있을 때도 똑같이 시선을 맞춰주고 똑같이 대사를 해주었다. 심지어 김혜자 선생님도 카메라 앞에 세우신 분이다.(웃음) 진짜 이런 기회가 두 번 다시 올까 싶다. 비중과는 상관없이 그 정도로 뿌듯한 드라마였다”
최근까지 송재림은 MBC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이하 ‘우결4’)를 통해 김소은과 함께 남다른 케미로 달콤살벌한 연인 포스를 풍겼다. 두 사람은 지난 13일 방송을 끝으로 부부의 가상결혼 생활을 종료했다. ‘우결4’로 독특한 매력을 자랑하며 존재감을 빛냈던 그는 ‘우결’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었고, 출연 욕심이 나는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생각도 뚜렷했다.
![]() |
↑ 사진=정일구 기자 |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