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주연 기자] 각종 잡음으로 바람 잘 날 없던 KBS2 예능프로그램 ‘나를 돌아봐’가 FT아일랜드 이홍기의 자진 하차로 또 한번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사건과 논란이 계속되면서 프로그램의 가치와 의미는 퇴색됐고 프로그램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정규 프로그램으로 안착하기까지는 순조로웠다. 문제는 지난 7월13일 진행된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발발됐다. 김수미는 파일럿 당시 호흡을 맞췄던 장동민 대신 박명수가 합류하는 것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당시 장동민은 팟캐스트에서 했던 과거 발언 후폭풍으로 프로그램 하차를 결정지은 상태였다. 김수미는 “박명수가 낯설고 장동민이 그립다”는 발언으로 냉랭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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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DB |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조영남이 “6주 정도 해보고 시청률이 안 나오면 자진 하차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고 김수미는 “(파일럿에서) 조영남-이경규 팀이 가장 시청률이 떨어졌다”, “자진 하차 이전에 제작진이 자를 것”이라는 강도 높은 비난 발언을 이었다. 결국 조영남은 얼굴을 붉힌 채 돌연 제작발표회 현장을 떠났다. 현장 스태프들이 라디오 스케줄 때문이라고 해명했으나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었다.
첫 방송 이후에는 난데없는 노이즈마케팅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본 방송에 제작발표회 당시의 논란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러한 논란을 예상이라도 한 듯 제작진의 당황한 리액션과 친절한 상황 설명이 고스란히 방송됐고 이후에는 해당 논란을 더욱 부각시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제작진이 오히려 나서서 논란을 즐기는 듯한 모습은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프로그램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자, 논란의 주인공이었던 출연자들이 줄줄이 하차를 선언했다. 조영남의 하차 선언과 제작진의 설득 그리고 하차 번복이 이어졌고 이번에는 김수미의 하차 선언이 이어졌다. 제작진은 조영남 때와 마찬가지로 김수미를 설득했고 조영남의 정성스러운 손 편지로 김수미의 재 합류가 이루어졌다. 차라리 이 모든 것이 몰래카메라였으면 싶을 정도의 촌극이 계속해서 벌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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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DB |
자유로운 영혼으로 일컬어지는 최민수는 이 때까지만 해도 별 다른 문제없이 프로그램에 녹아드는 가 싶었다. 그러나 지난 달 19일, 최민수가 외주 제작 PD의 턱을 주먹으로 가격하며 폭행사건에 휘말렸다. 최민수와 제작진은 시청자들에게 직접 사과의 뜻을 밝혔으나 2008년 당시 노인 폭행 사건에 한 차례 휘말린 전적 때문에 싸늘한 여론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최민수는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 의사를 밝혔다.
최민수가 하차하자, 그와 팀을 이뤄 출연하던 이홍기의 거취 또한 모호해졌다. KBS측은 이홍기의 하차 여부를 두고 “확정이 아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으나 2일 오후 “이홍기 측이 먼저 하차 의사를 전해왔다”며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관련해 KBS측 관계자는 “최민수-이홍기의 하차로 ‘나를 돌아봐’는 당분간 두 팀 체제로 방송될 예정이다. 후임을 물색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방송 출범부터 출연진들의 하차까지, 50일 동안 ‘나를 돌아봐’의 시계는 유난히 숨가빴다.
박주연 기자 blindz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