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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나있는 길을 걸어가는 건 누구나 하지만, 내가 가는 곳이 곧 길이 된다는 데 대한 긍지와 자부심이 있습니다.”
드라마 ‘쩐의 전쟁’, ‘대물’, ‘야왕’의 원작자인 박인권 화백이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다수의 작품을 드라마로 성공시킨 그가, 이번엔 ‘여자전쟁’으로 또 한 번 콘텐츠 역사에 그 이름을 새긴다.
‘여자전쟁’은 원작가인 박인권 화백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19금(禁) 콘텐츠로, IPTV&케이블 VOD 전용콘텐츠로 재탄생, ‘박인권화백 전용관’을 통해 3일부터 선보인다.
이날 오전 서울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박 화백은 자신의 작품이 상영되는 전용관이 만들어진 데 대해 “아직 거기까지 갈 자격이 없는데, 너무 감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화백은 “나는 ‘최초가 곧 최고’라는 좌우명을 갖고 있다. 희소적인 소재, 낯선 소재에 굉장히 모험적인 마음으로 접근하고, 성취했을 때의 성취감이랄까. 거기에 대한 자기만족감도 대단하다. 그렇다 보니 시행착오도 많다. 남이 시도하지 않은 걸 내가 개척하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그간 박 화백의 작품은 주로 지상파 채널에서 드라마화 돼 큰 사랑을 받았으나 ‘여자전쟁’은 지상파가 아닌, IPTV 전용 콘텐츠로 제작됐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박인권화백 전용관’ 자체가 19금으로 기획된 만큼 여타 드라마와 차별화되는 부분이 분명하며, 표현의 영역 또한 상대적으로 넓다. 19금 콘텐츠로서 이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기준을 통과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박 화백은 “요즘 시청자들이 지상파 드라마에 조금 지루함을 느끼고 있는 게 사실인데, 환경적 요인도 있겠지만 매너리즘적인 요인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거기에 IPTV의 등장은 지상파에게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경쟁이 있어야 자기발전이 있는 것 아닌가. 그런 면에서 IPTV의 책임감도 있다고 본다”면서 ‘여자전쟁’이 IPTV&케이블 VOD 전용 콘텐츠로 제작된 데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들 모두 ‘여자전쟁’이 IPTV 최초의 전용 콘텐츠라는 데서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이해인은 “처음 IPTV를 접했을 땐 어떤 건지 잘 몰랐지만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하는 것이고, 배우들도 이를 통해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세인은 “IPTV용 드라마가 최초라는 점이 출연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였다”고 했으며, 김선영은 “영화로만 볼 수 있는 노출을 드라마에서 볼 수 있다는 데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충분히 재미있는 스토리와 볼거리가 있으니 여기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보기와 달리 강한 여자들의 남자들을 향한 통쾌한 한 방을 그린 ‘여자전쟁’이지만 박인권 화백의 기존 작품들이 마초적인 성격이 짙은데다, 베드신 등 다소 수위 높은 장면도 등장하는 만큼 정작 여성 시청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다가갈 지도 관심사다.
이에 대한 감독들의 생각은 어떨까. ‘여자의 이유’ 편 등을 연출한 송창수 PD는 “노출 등을 생각하면 남성 시청자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여자가 마초적이 남성을 이기는 이야기”라며 “여자들이 보시면 통쾌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봉천동 혈투’ 편을 연출한 권성국 PD는 “아마 ‘여자전쟁’ 시리즈를 연출한 감독 모두, 배우 모두 19금이라는 부분 때문에 망설여지는 부분이 분명 있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선택할 수 있었던 건 박 화백님의 원작이 워낙 탄탄했기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권 PD는 “우리가 박인권 화백님 원작이라는 것 때문에 선택한 것처럼, 여성 시청자들도 19금을 대놓고 보기 힘듦에도 불구하고 박인권 화백 원작이라는 이유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비열한 거래’ 편을 연출한 노진수 PD는 “성인들은 19금 콘텐츠 다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여성도 자기 안에 내면에 그런 성적 욕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자전쟁’은 여성 캐릭터들이 다 세고 주체적으로 움직인다. 그 안에서 성적인 부분도, 만족시킬만한 화끈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박 화백은 “19금을 할 때, 굉장히 조심스럽고 우려하는 것도 있다. 흔히 19금 작품을 볼 때 빨리돌리기 하지 않나. 이해하기보다는 (수위 높은) 장면을 찾는데, 자칫 그렇게 될까봐 걱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출이 절대 스토리를 침범해서는 안된다는 좌우명이 있다”고 피력했다.
박 화백은 “감독, 배우들이 수위에 굉장히 신경쓰신 것 같은데, 그 노력 높이 평가한다”며 “수위 조절을 적절하게 잘 하셨으리라 생각한다. 기대하고 있겠다”고 덧붙였다.
‘여자전쟁’은 ‘떠도는 눈’, ‘이사온 남자’, ‘비열한 거래’, ‘여자의 이유’, ‘도기의 난’, ‘봉천동 혈투’까지 총 6개의 옴니버스 에피소드가 드라마화 됐다. 향후 KT올레,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케이블 VOD 서비스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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