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시리아 난민 아기의 죽음에 전 세계가 슬퍼했다. 쿠르드민병대와 이슬람극단주의 테러조직 IS가 전투를 벌이고 있는 코바니 지역에서 그리스로 향하던 중, 터키 해안에서 난민선이 전복돼 목숨을 잃어 터키 해변으로 아기 시신이 떠내려 온 것이다. 이후 세계 곳곳에서 난민 수용의 뜻을 내비쳤다. 아기의 죽음으로 그 문은 비로소 열린 것이다.
1989년, 크리스티나 노블이라는 한 여성이 있었다. 당시 그는 베트남 호치민으로 떠나 현지 아이들의 처절한 현실을 마주하고 이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는 ‘크리스티나 노블 어린이 재단’을 설립해 70만 명이 넘는 아이들과 그들의 가정에 안전과 교육, 건강 시설을 제공하며 자선활동에 앞장섰다.
크리스티나 노블의 일생을 다룬 영화 ‘노블’은 그가 왜 그런 자선활동을 펼치게 됐는지 자세한 이야기를 담았다. 아일랜드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역경을 딛고 마침내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준 인물로 알려져 있는 실존 인물 크리스티나 노블의 자전적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 사진=프레인글로벌 제공 |
‘노블’의 주인공인 크리스틴 노블은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으며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태어나, 어머니의 죽음 이후 더 이상 형제들을 기를 수 없다고 판단한 아버지의 결정에 고아원으로 향한다. 이후 고아원에서 나와 원치 않는 임신과 행복하지 않은 결혼 생활로 점점 삶은 피폐해져 간다. 하지만 어느 날, 그의 인생을 바꿔놓을 꿈을 꾸게 된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던 베트남이라는 나라의 아이들이 나오는 그 장면을 통해 크리스티나 노블은 무작정 그 나라로 향한다. 그곳에서 상상했던 것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아이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고, 그는 아이들을 위해 자신이 길을 만들 것이라는 결정을 하게 된다. 이후 크리스티나 노블의 끈질긴 노력으로, 베트남 아이들에게는 한 줄기 빛이 내리듯 도움의 손길이 닿는다.
크리스티나 노블의 손길로 베트남 아이들에게 한 줄기 빛이 내린 것처럼, 아기의 죽음으로 비로소 유럽의 문이 열렸다. 지난 9일, 미국도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에 동참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압박이 커지자 백악관이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시리아 난민 아기의 죽음과 크리스티나 노블, 모두 한 명이 이뤄낸 큰 변화였다. 변화를 이루기 위해선 엄청난 힘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크리스티나 노블 한 사람이 베트남에 가면서 호치민 지역에 한 줄기 빛이 내린 것처럼, 작은 관심은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이다. 멀지 않은 우리 사회만 봐도 그렇다. 소외된 사람들에게 작은 손길은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알고 지내야 한다. 비록 우리가 크리스티나 노블이 될 수 없겠지만 말이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