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단골 소재인 ‘조폭’이 안방극장 드라마 소재로 돌아온다. 정확히 말하면 조폭 그 자체보다 조직폭력배라는 직업을 지닌 한 가장의 고군분투기를 통해서다.
오는 18일 첫 방송되는 MBC 새 수목드라마 ‘달콤살벌 패밀리’(극본 손근주 김지은/연출 강대선 박원국)는 집밖에선 폼 나는 조직 보스지만, 집안에서는 와이프 잔소리와 두 아이들 무시에 찬밥 신세인 서열 4위, 대한민국 고달픈 가장의 대표 얼굴, 두 얼굴의 남자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벌이는 처절한 사투를 ‘웃프게’ 그린 휴먼코미디다.
정준호가 일명 ‘충심파’ 보스 윤태수 역을 맡았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여러 스펙트럼을 보여준 정준호지만 ‘두사부일체’ 계두식 이후 모처럼 조폭 두목 캐릭터로 돌아온다. 그런 정준호의 명콤비 정웅인을 비롯해 문정희, 유선, 박민아, 이민혁 등이 ‘달콤살벌 패밀리’의 핵심 인물이다.
‘달콤살벌 패밀리’는 조폭이지만 대한민국 40대 가장인 태수를 중심으로 가족, 친구들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때로는 요절복통 코미디처럼, 때로는 가슴 찡하게 그려낼 예정. 16일 서울 상암 MBC 사옥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자 강대선 PD는 “최대한 무장 해제된 상황에서 가볍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고자 했다”고 극을 소개했다.
하지만 조폭을 미화한다는 우려의 시선으로부턴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게 현실. 이에 대해 강PD는 “나 역시 작품을 처음 접하고 고민했던 부분이지만 작가님과 조폭을 미화하는 작품이 돼선 안된다는 점에 대해 늘 이야기해왔다”며 “일정 부분 폭력적인 장면도 나오지만 걱정하실 정도는 아니며, 가능하면 그런 부분을 배제하고 가족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강PD는 “먹고 사기 힘든 시기, 먹고 사는 이야기를 하자는 데서 출발한 작품으로, 설정 상 필수 불가결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조폭 미화 우려는 안 하셔도 될 것”이라며 “조폭 느와르를 기대하는 남성 시청자들은 우리 드라마가 밋밋하고 심심하다 느낄 것”이라 강조했다.
극중 조폭 두목으로서 작품을 이끌어가게 된 정준호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여러 군상의 모습 중 밑바닥 인생을 캐릭터화하면 ‘나는 저보단 낫게 살고 있지 않나’ 하는 위안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조폭 미화라기보다는, 밑바닥 인생을 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돈이면 다 하는 게 아니라,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살아가는 한 가장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라 설명했다.
이어 “이 드라마에 조폭이 많이 출연하면서 미화한다던지, 그들이 멋있어 보인다던지, 처소년들에게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 생각한다”며 “초점은 건달 같이 살아가는 거친 아빠지만 훈훈하고 정이 많고 효자인
정준호는 또 “첫 연습을 하고 나서 참 이 세상이 먹고 살기 힘들다고 이야기가 절로 나왔다”며 “나도 가장으로서 가족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이 드라마를 읽었고, 촬영하면서 많은 걸 느꼈다”고 개인적인 기대를 전했다. 18일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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