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스러운 이야기일 지 모르지만 전현무가 KBS를 떠나 프리랜서 선언한 일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다.
한 때 방송가를 휩쓸었던 '아나테이너' 시대가 종착역을 향해 갈 때 즈음인 지난 2012년, 전현무는 10년 가까이 몸 담았던 KBS에 과감하게 사직서를 제출하고 프리랜서 방송인의 길을 택했다.
마치 그가 친정을 떠나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MBC, tvN, SBS 등 메이저 방송사들은 전현무 잡기에 나섰다. 특히 장기 파업으로 내부적 출혈이 컸던 MBC는 전현무를 전방위적으로 영입했고, 결과적으로 윈-윈에 성공했다.
신동엽, 김구라에 버금가는 '다작' 방송인으로 활약한 마치 딱따구리처럼 쉬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들이댄' 그는 깃털보다도 더 가벼운 이미지의 예능인으로 시청자를 무장해제시키는가 하면, 때로는 진지하면서도 순발력 넘치는 진행자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전천후 방송인임을 입증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했듯, 그의 거침없는 행보에 대중도 화답하는 분위기다. 한동안 그를 잠식했던 '비호감' 딱지조차도 이젠 '못말리겠다'는 듯한 미소로 바뀐 지 오래다.
그 결과, 전현무는 2015년 12월 현재, 각종 연말 시상식을 다채로운 모습으로 섭렵해가고 있다. 지난 26일 KBS 연예대상에서는 박진영의 '어머님이 누구니'를 패러디한 축하 공연으로 시상식 분위기를 고조시키는가 하면, 29일 MBC 방송연예대상에서는 라디오부문 최우수상과 버라이어티부문 인기상을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
축하공연과 수상자로서 나선 지난 두 번의 시상식에서 게스트로서의 모습이 빛났다면 남은 이틀간의 시상식에서는 호스트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30일 SBS 연예대상, 31일 KBS 연기대상에서 각각 MC로 나서 현장의 생동감을 TV 앞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할 예정인 것.
그의 활약은 지상파뿐 아니다. '전국제패', '히든싱어', '헌집줄게 새집다오', '수요미식회', '비정상
2015년의 마지막 순간까지 마이크를 잡고 존재감을 드러낼, 전현무의 2016년은 어떤 모습일 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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