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간이탈자' 제작보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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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1월1일 고등학교 교사 지환(조정석)은 같은 학교 동료이자 연인 운정(임수정)에게 청혼하던 중 강도를 만나 의식을 잃는다. 2015년 1월1일 강력계 형사 건우(이진욱)은 뒤쫓던 범인의 총에 맞아 쓰러진다.
30여 년의 간격을 두고 같은 날, 같은 시간, 같은 병원으로 실려 간 두 사람은 가까스로 살아난다. 이후 두 사람은 꿈을 통해 서로의 일상을 보기 시작한다. 여자의 죽음을 목격한 두 사람은 그녀를 구하기 위해 간절한 사투를 벌인다. 영화 '시간이탈자'(4월13일 개봉 예정)다.
15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영화 '시간이탈자'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공개된 예고편 속 세 사람은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쉽지 않은 촬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임수정은 극 중 1인 2역을 맡아 열연했다.
임수정은 "1인2역이라 역할을 비슷한 듯 다르게 연기해야 해서 고민이 있었다"며 "감독님께 많이 여쭤봤는데 '1983년 윤정과 2015년 소은을 그렇게 다르지 않게 연기해도 된다'고 하셔서 믿고 자신있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11월쯤 강원도 산속에서 살수차가 비를 뿌리는 데 정말 추웠다. 살수차가 얼 정도라서 촬영을 중단해야 했다. 여기가 어디인지, 이게 내 몸인지 아닌지 모를 정도였다"며 "하지만 비 맞고 뛰는 신 중간 쉬는 시간에 내가 웃고 있더라. 감독님이 배우와 스태프들 사진을 찍는데 그 속에서 그러고 있었다. 힘든 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팀워크가 좋아 웃으면서 참여했다"고 만족해했다.
이진욱 역시 "현장이 즐거우니 몸이 고되고 힘든 건 문제 되지 않았다. 체력관리가 안 됐는지 숨이 턱까지 차오르게 달리기도 했는데 힘들다기보다 에너지 음료를 먹으면서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이진욱은 지난 2013년 타임슬립드라마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을 통해 사랑받은 바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시간 여행을 다룬 이야기를 선택한 것과 관련해서 "시간이야기를 또 하면 대중이 '넌 매번 그런 것만 하냐?'고 할까 봐 고민됐다"고 털어놓으면서도 "고개를 갸우뚱하며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두 남자가 꿈을 통해 연결되는 것 자체가 두근거렸다. 시나리오를 읽고 곽재용 감독, 조정석, 임수정인데 이건 안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운명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시간이탈자'는 '클래식' '엽기적인 그녀' 곽재용 감독의 신작이다. 곽 감독은 "'비 오는 날의 수채화'와 '엽기적인 그녀'에 이어 이번 영화가 내 3번째 데뷔작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탈자'는 정말 해보고 싶었던 장르인 스릴러"라며 "내가 가진 장기도 보여줄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시간을 오가는 장치와 절실하게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려고 하는 이야기가 이 영화를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끼게 했다. 열심히 행복한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이진욱과 조정석은 임수정과의 키스신에 대해 전혀 다른 상황이었음을 털어놔 현장을 웃겼다.
이진욱은 "임수정 배우와 첫 만남부터 키스신을 찍었다. 첫 촬영이 그러기도 쉽지 않은데 그게 오히려 좋았고 영광스러웠다"며 "정말 설레는 마음으로 임할 수 있었다. 지는 해의 빛을 받아서 임수정 배우한테 빛이 났는데 좋았다. 나만 간직하고 싶은 기
하지만 조정석은 "나는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빨리 찍었다"며 "감독님이 '해가 좋다. 빨리빨리'라고 말해 의상 교체하고 정말 순식간에 찍었다. 나중에 이런 빛을 위한 영상을 연출하기 위해서란 걸 알고서야 만족할 수 있었다"고 덧붙여 웃음을 줬다.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