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MBC 양승은 아나운서의 첫인상은 ‘차도녀’다. 어딘가 모르게 도도해 보이는 이미지와 똑 부러지는 말솜씨,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더해져 도시적인 느낌이 물씬하다.
그러나 10분만 그와 얘기를 나눠보면 ‘편견은 편견일 뿐’이란 문장이 떠오른다. 그만큼 화끈한 성격의 소유자. 화려한 30대를 달리고 있는 그의 중요한 키워드 7가지를 뽑았다.
◇ 키워드 총평 : 양승은, 화끈한 그의 봄날을 기다려봅니다!
↑ 디자인=이주영 |
키워드1. 가장 아쉬운 순간 ‘우결’
양승은에게 지난 10년간 아나운서로 살아오면서 가장 아쉬운 순간이 언제냐고 물었더니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신입이었을 때 MBC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 출연 제안이 한번 왔었어요. 당시 예능국장에게 ‘우결’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순간 머뭇거렸죠. 아나운서로서 아직 기본기도 부족하고 훈련도 받아야하는데, ‘우결’ 출연? 또 아나운서의 기본은 뉴스라 생각도 했고요. 사회의 모범이 되어야 하고 단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결혼할래’라는 질문이 당황스러웠던 거죠.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해볼 걸’ 싶어요. 이 나이까지 혼자 있을 줄 몰랐거든요. 그렇게라도 결혼이란 걸 해볼 걸 아쉽더라고요. 호호.”
키워드2. 불 같은 사랑을 하고 싶어
자연스럽게 화제는 양승은의 연애와 결혼으로 넘어갔다.
“중학생 때부터 늘 주위에 ‘결혼은 32살에 할 거다’고 얘기했었어요. 그 정도 나이라면 꽤 성숙한 여성이 돼 있을 거라 생각한 거였는데,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나갈 줄이야. 그나마 요즘은 약 봉투에 ‘만 32살’이라고 써있는 게 위로가 돼요. 아직 끝나진 않은 거잖아요? 하하. 이상형이요? 전 간단해요. 결혼 전에 심장이 터질 것처럼 ‘불꽃’같은 사랑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그 소리 들은지 벌써 10년도 넘은 것 같아요. 얼마 전 심장에게도 살아있냐고 물어볼 정도였다니까요. 내 심장을 뛰게 하는 남자가 이상형입니다. 사실 그동안은 아나운서가 됐다는 생각에 틀 안에 날 가뒀던 것 같아요. 선배들이 워낙 정갈하고 반듯해서 나도 얌전하고 조신한 걸 닮고 싶었거든요.”
키워드3. ‘생방송 오늘 아침’으로 결혼을 배우다
MBC ‘생방송 오늘 아침’ 안방마님으로 활약하면서 ‘결혼’에 대한 온갖 노하우를 배우고 있다며 ‘1등 신부감’임을 강조했다.
“방송 진행하면서 ‘아 결혼은 진짜 환상이 아니라 현실이구나’라는 걸 자주 느껴요. 옆에 계신 가정심리상담사나 변호사 패널도 제게 ‘여러 사례를 보면서 오히려 환상을 깨길 잘했다’고 하고요. 현실을 알고 시집가야 제가 편안할 수 있다는 의미죠. 저 역시 방송으로 공부하니까 남편에게 배려해야 할 부분도 배우고, 시어머니에게 조금 더 잘할 수 있겠다 싶긴 하더라고요. 결혼해도 겸손하고 공주대접 받으려는 것보다는 서로 섬겨야 한다고요.”
키워드4. 배우 출신 아나운서
양승은의 이름엔 ‘배우 출신’이란 독특한 수식어가 붙는다. 아나운서 입사 전 배우 겸 모델로 활동해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산하기도.
“그런 이력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고 생각해요. 특히 ‘출발 비디오여행’ 진행할 땐 영화 속 배우의 감정신과 함께 더빙이 묻어나야 하거든요. 그런 부분에서는 이전에 방송 생활을 했던 게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내레이션이나 다큐멘터리를 맡았을 때에도 감정선을 연결하는 데에 좀더 수월했죠. 신입 땐 이런 이력이 사람들에게 편견을 심어주지 않을까 싶어서 더 단정해 보이려 노력했지만, 이젠 그 이력을 모두 아우르고 싶어요. 제 재산이잖아요?”
키워드5. 진정성, 양승은의 목표
그의 말처럼 많은 경험으로 다져진 진정성 있는 방송인이 되는 게 최종 목표였다.
“진정성 있는 사람으로 다가가고 싶어요. 방송을 하다보면 슬프지 않아도 슬픈 척 해야하고 속마음을 그대로 보이긴 쉽지 않지만, 그래도 내 얘기를 전달하고 싶어요. 주어진 대본 안에서 표현하되 선을 넘지 않고 경험을 섞어서 아름다운 작품으로 내보내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걸 알지만요. 그러기 위해선 제가 많은 걸 겪고 행동해야 하겠죠? 말이나 표정, 음성, 몸짓이 유기적으로 돌아가 진솔하게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키워드6. 꼭 버리고 싶은 편견
편견 얘기를 꺼내자 주저없이 ‘도도한 이미지’에 대해 언급하는 그다.
“주변 사람들 얘길 들어보면 맨 처음 절 보면 차갑고 깍쟁이 같다고 하더라고요. 다가가기 어려웠다고요. 방송인으로서 이런 건 결코 좋은 말은 아니에요. 그래서 그걸 깨려고 방송에서 더 밝게 웃고 다가가려하지만 아직 부족한 모양이에요. 그건 제 숙제죠. 이젠 절 시청자들이 옆집 친구 대할 수 있게 하고 싶어요. 길을 다녀도 다들 반갑다고 인사하면서 '양승은 아나운서네. 방송에서 주책맞아‘라는 말도 들을 수 있게요.”
키워드7. 34살 양승은의 행복론
마지막으로 34살 인간 양승은으로서 행복도를 물었다.
“행복해요. 아주 소소한 것들이 제게 행복을 주죠. 얼마 전 자동차 접촉사고를 당했는데 ‘아, 정말 사람은 5분 뒤를 모르는구나’ 싶더라고요. 100살까지 안전하게 살 거라 생각했고 좋은 일들로만 가득한 미래를 상상했는데, 이 일을 겪은 후엔 지금의 행복보다 미래만 위해서 무작정 달렸던 걸 깨달았죠. 지금은 매일 주변을 돌아보고 감사할 일이 있으면 바로 표현하려 하고 있어요. 평소에 일어나는 일들에 즐거워하고 지인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면서요. 그게 일상의 행복인 것 같아요.”
[양승은은 누구?] 1983년생으로 동국대학교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했다. 2007년 MBC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해 ‘뉴스데스크’ ‘생방송 오늘아침’ ‘출발 비디오 여행’등을 진행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