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배우 윤현민은 성장했다. 그는 50부작, 정확하게 말하면 51부작의 드라마를 끝냈고, 주인공이란 자리를 경험했고, 그 자리에서 오는 책임감과 무게를 배웠다. 그렇게 그는 또 한 뼘 성장했다.
윤현민은 화제 속에서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에서 남자 주인공 강찬빈 역으로 나섰다. 51회라는 긴 회차 속에서 고생했을 법도 하건만, 그는 웃으면서 “드라마 끝난 게 그렇게 와 닿진 않는다”고 말하며 “또 다시 이렇게 사람을 얻어간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매 작품 마다 사람을 얻어 가는데, 이번에도 또 그랬다. (정)경호 형, (김)소연이 누나, (김)슬기, (정)유미 누나가 다 작품으로 친해졌다. 이번에도 손창민, 전인화, 박원숙 선배님과 주연과 조연 배우들 모두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 정이 담뿍 들었다. 팀워크가 정말 좋았던 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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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팀워크’를 만든 건 51회라는 긴 호흡도 한몫했을 것이다. 이렇게나 긴 드라마를 한다는 게 사실 힘들었을 것이라 물으니 “많이 힘들었죠”라며 윤현민이 웃음을 터뜨린다. ‘빡빡한’ 일정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많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사소한 일들도 자신을 성장 시켜준 계기가 아닐까 싶단다.
“50부작이라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작업이라는 걸 느꼈다. 긴 시간을 하려니 매너리즘에 빠진 적도 있고, 딜레마가 온 적도 있었다. 어떤 작품을 할 때도 마찬가지지만 간혹 ‘이해가 안 가는 순간’도 오곤 했다. 하지만 부딪히면서 배우로서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성장한 것 같다. 다음 작품의 출발선에는 ‘내 딸 금사월’의 출발점 위에 있던 나와는 또 다른 내가 서있지 않을까. 내가 성숙해진 걸 조금은 느끼고 있다.”
사실 ‘내 딸 금사월’에서 러브라인을 이룬 금사월(백진희 분)과 강찬빈이 ‘운명적인 숙적’이 되면서 강찬빈의 비중이 많이 약해졌다. 윤현민 입장에선 서운할 법 했다. 그도 “아쉽지 않았다고 말하면 거짓말”이라고 순순히 인정했다. 특히 금사월과 강찬빈의 커플 신을 재밌게 촬영한 그로서 더욱 아쉬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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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작가님께 용기내서 여쭤볼까 싶기도 했다.(웃음) 하지만 작가님은 오죽 고민이 되실까 싶기도 했고, 제가 그렇게 물어보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실 것 같았다. 작가님께서 써준대로 소화하는 게 배우이기도 하고. 제가 제 장면을 요구하면 그만큼 다른 사람의 장면이 삭제되는 것도 걱정됐다. 이런 과정을 통해 드라마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더 여실히 깨닫고 한 걸음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런 와중에 강찬빈이란 캐릭터는 참 진폭이 컸다. 부잣집 도련님이지만 믿었던 ‘엄마’가 아버지에 복수를 하고, 사랑한 여자는 자신의 ‘엄마’의 딸이다. 처음엔 발랄하기 그지없었는데, 회차가 지날수록 어둡고 차가워졌다. 윤현민은 “역시 쉽지 않았다”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에 등을 돌려야 했다. 사랑도, 가족사도 순탄치 않은 인물이다. 당연히 쉽지 않았다. ‘내 딸 금사월’은 스피드가 생명이다. 그 안에서 연기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모든 배우 분들께서도 그랬을 거다. 하지만 그 안에서 최대한 캐릭터를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찬빈이의 넘나드는 진폭도 그 연장선상으로 봤다. 이 드라마의 장점이 그런 빠른 템포다. 그 장점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게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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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여러모로 쉽지않은 도전이었지만, 주변 배우들 덕분에 윤현민은 잘 버텨낼 수 있었다. 특히 그는 그의 아버지 강만후 역을 소화한 손창민과 그의 의붓어머니 신득예 역을 맡은 전인화에 고마움을 표했다. 극중 ‘어머니’ ‘아버지’가 실제로도 제일 힘이 많이 됐다고.
“사실 김순옥 작가님께서 저를 두고 고민을 좀 하셨는데 ‘무정도시’에서 호흡을 맞췄던 손창민 선배님께서 ‘현민이 안 잡으면 후회한다’고 해주셨다고 들었다. 제 칭찬도 정말 많이 해주셔서 박원숙 선생님께서 ‘손창민이 너네 회사 '표니?’라고 농담하시곤 했다. 전인화 선생님도 정말 아들처럼 대해주셨다. 사적으로 대화할 때도 극중 가족들이 정말 딱 캐릭터처럼 대화를 하는데 정말 재밌고, 의지가 됐다.”
고생도 했지만, 웃는 순간이 많았고, 고민도 결국 그를 단단하게 만들어줬다. ‘내 딸 금사월’을 통해 윤현민은 첫 주연에, 첫 수상(2015년 MBC 연기대상 특별기획부문 남자 신인상)을 하기도 했으니 참 많은 걸 얻고, 배워가고, 깨달아가는 셈이다. 이 경험을 발판 삼아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할 윤현민이 기대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사진제공=엔터테인먼트 아이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