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 2016년 상반기 가장 ‘핫’한 신인 걸그룹 아이오아이(I.O.I)가 시작부터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Mnet ‘프로듀스101’에서 피말리는 경쟁을 뚫고 최종 11명에 선발되며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오아이로 뭉친 이들은 지난 4일 정식 데뷔 앨범을 발표하기 전부터 방송가는 물론 광고계, 행사업체들의 쏟아지는 러브콜로 ‘꽃길’이 예고됐었다.
하지만 지난 10일 멤버 정채연이 아이오아이의 공식 스케줄에 불참하고 소속사 MBK엔터테인먼트가 컴백 준비 중인 걸그룹 다이아의 신곡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제주도로 향한 사실이 알려지며 이들의 개별 활동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아이오아이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YMC프로덕션와 정채연 소속사 MBK엔터테인먼트 양측 모두 이번 건에 대해 “문제될 게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프로듀스101’ 이후 아이오아이의 결성 당시 계약 조건상 멤버들은 각 소속사들의 ‘콘트롤’에 따라 아이오아이 활동에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유동적으로 개별 활동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 정채연이 아이오아이 아닌 다이아로 활동하더라도 아이오아이 활동 기간과 겹치는 게 아니라면 문제 삼을 이유가 전혀 없다. 이는 비단 정채연뿐 아니라 전 멤버에 해당하는 얘기다.
다만 이들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대중의 심리, 즉 정서적 문제다. 단순하다. 101명에서 출발해 11명으로 추려지는 과정을 오롯이 함께 해 온 ‘국민 프로듀서’(대중)들은 이제 겨우 시작된 아이오아이와의 여정에 집중하고 싶은 것이다.
언젠가는 흩어질 것을 알지만, 그것을 알기에 더 지금이 소중한, ‘마음’의 문제인 것이다.
모두가 주지하다시피 아이오아이는 ‘10개월 시한부’ 걸그룹이었다. 짧다면 짧은 이 기간 동안 완전체로서 그리고 유닛으로서 각 2장씩 총 4장의 앨범 활동이 예정돼 있다.
조금의 틈이라도 두면 새 얼굴이 등장해 자칫 잊혀지기 십상인, 결코 긴 호흡이 허용되지 않는 가요계에서 각 소속사들은 아이오아이라는 좋은 흐름을 탄 이 시기를 놓치고 싶지 않았을 터다.
계약 조건상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개별 활동 시기를 호시탐탐 엿보고 있는 기획사가 MBK엔터테인먼트뿐인 것도 아니다.
하지만 만약 각 기획사들이 아이오아이의 데뷔곡 ‘드림걸즈’ 공식 활동 기간 동안만이라도 개별 활동을 참았다면 어땠을까. ‘드림걸즈’ 공식 활동이 종료되자마자 곧장 새 그룹에서 새로운 노래, 새로운 이미지로 데뷔하는 이들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낯설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아이오아이는 개별 활동 논란 이후, 계속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물론 멤버들 본인 의지 혹은 문제와 관계 없이 제기되는 이슈들이지만 바람 잘 날 없는 일련의 행보에 그들 앞에 놓여진 꽃잎들이 흐트러지는 분위기다.
이같은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아이오아이 ‘단물’이 제대로 무르익기도 전에 다 빠져버릴 수도 있다. 더 아쉬운 건, 꿈을 이룬 소녀들의 마음을 담았다는 아이오아이 데뷔곡 ‘드림걸즈’의 의미도 더불어 퇴색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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