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인디신의 음원 강자인 슈가볼의 고창인을 주축으로 결성한 팀인 페이퍼컷 프로젝트(고창인-보컬, 유경표-기타, 김두현-까혼)가 ‘뷰티풀 민트 라이프’(이하 ‘뷰민라’)로 올해 첫 페스티벌 무대에 섰다. 겨울잠을 잤던 것처럼 조용했던 작년과는 전혀 다른 행보다.
“올해엔 좀 더 열심히 활동을 하려고 하고 있다. 최대한 많은 음원을 선보이고 공연을 하고 싶어서 그에 따른 계획을 많이 세우고 있다. 아직 연초이긴 하지만 연말까지 장기적인 계획이 있는 상태다.”(고창인)
정말 계획한대로 연초부터 많은 활동을 벌이고 있는 페이퍼컷 프로젝트다. 올해에만 ‘그게 좋아요’, ‘우리에게’ 두 개의 싱글을 발매했고 지난 4월엔 페이퍼컷 프로젝트 이름으로 단독 콘서트 ‘사랑의 단계’도 개최했다. 무려 실내악 공연이었다. 그래서 ‘뷰민라’에서도 페이퍼컷 프로젝트는 현악 4중주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세션비를 주고 나면 페이퍼컷 프로젝트의 출연료로는 남는 게 없지만 본인들이 원하는 공연을 완성했다.
“‘뷰민라’는 페이퍼컷 프로젝트로 처음 선다. 페스티벌에 오시는 분들에게도 단독 공연에서나 볼 수 있었던 고퀄리티 공연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현악 4중주와 함께 선다.”(고창인)
“그동안 다른 페스티벌을 가면 저희는 3명이라서 넓은 스테이지를 저희가 채웠다. 다른 아티스트들에 비해서 소박했는데 이번엔 인원수에서 지지 않는다.”(김두현)
페이퍼컷 프로젝트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팀이 바로 슈가볼과 소울라이츠다. 망원동 동네 주민이었던 슈가볼의 고창인과 소울라이츠 소속이었던 유경표, 김두현은 자연스럽게 팀을 구성해 페이퍼컷 프로젝트가 탄생했다. 동네 소모임이 음원을 내고 공연까지 하는 팀으로 완성됐다.
“처음엔 음원을 낸다는 생각이 전혀 없었다. 창인이의 목소리만 들었을 때 보사노바 같이 흥얼거릴 수 있는 음악이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보사노바 같은 음악이 어떨까 했는데 두현이가 까훈을 사와서 바로 배우더라. 말 그대로 재미있게 시작을 했다.”(유경표)
“지금은 덜한테 예전엔 홍대 기반의 밴드들이 대부분 무리가 있었다. 펑크, 재즈, 힙합 등등 많았는데 듣기 편한 음악을 하는 팀은 그리 많지 않았다. 소울라이츠도 알앤비(R&B) 장르긴 하지만 듣기 편한 음악을 한다는 음악적 교집합이 있어서 친해졌다. 그래서 페이퍼컷 프로젝트는 좀 더 편안한 음악을 하게 됐다.”(고창인)
처음부터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결성한 팀이 아니기 때문에 앨범 작업 방식도 자유롭게 이뤄진다. 놀다가 나온 고창인의 아이디어에서 발전해 기타 작업을 하고 가사를 쓰고 멜로디를 만들어 냈다. 페이퍼컷 프로젝트의 음악은 덜어냄이라고 표현했다.
“악기 구성이 굉장히 단촐하다. 그 안에서 이 아티스트로 다양하게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했는데 오히려 장점이 나오더라. 약간의 제한이 있으니까 그 안에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 방대했다면 오히려 더 갈 길을 못 잡았을 것.”(김두현)
“개인적으로 창인이의 목소리를 좋아한다. 보통 음악 작업을 할 때 기타 소리를 더하거나 하는데 페이퍼컷 프로젝트는 듣기 싫지 않을 정도만 한다. 지르는 노래가 아니기 때문에 창인이의 목소리가 도드라지게 한다. 뺄 건 빼고 최대한 덜어낸다. 재미가 없을 순 있지만 페이퍼컷 프로젝트의 가장 중요한 것은 가사다. 그것에 집중할 수 있게 보컬에 중심을 맞추고 간다.”(유경표)
고창인을 주축으로 구성된 팀이기 때문에 슈가볼을 떠올릴 수도 있다. 그렇지만 슈가볼의 음악과는 차이가 있다.
“슈가볼 음악은 듣는 사람을 한번 더 생각한다면 페이퍼컷 프로젝트는 저희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먼저다.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더라도 페이퍼컷 프로젝트론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반면 슈가볼의 경우는 더 많은 공감대를 예상하면서 작업한다.”(고창인)
“옆에서 봤을 때 슈가볼이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라면 페이퍼컷 프로젝트는 혼자 내 이야기를 쓰는 일기 같다.”(유경표)
페이퍼컷 프로젝트가 예고했듯이 활발한 활동은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그 다음 여정이 바로 6월 중순 나오게 될 싱글 앨범이다.
“지금까지 페이퍼컷 프로젝트가 안해 본 스타일의 곡이다. 아직 뼈대만 있는 상태인데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곡이다. 기대해달라.”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