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제69회 칸국제영화제가 13일 간의 축제를 마치고 막을 내렸다. 비록 한국영화가 수상을 하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역대 가장 많은 한국 영화가 칸에서 선보여졌다는 큰 의미를 가지게 됐다.
이번 칸영화제에서 가장 먼저 첫 선을 보인 ‘부산행’은 전대미문의 재난이 대한민국을 뒤덮은 가운데,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KTX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생존을 건 치열한 사투를 그린 재난 블록버스터 프로젝트. 칸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직후 ‘역대 최고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이어 ‘칸느 박’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도 이번 칸영화제를 통해 해외 마켓의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에 23일 오전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아가씨’는 지난해 11월 아메리칸 필름 마켓(American Film Market), 올해 2월 유로피안 필름 마켓(European Film Market), 올해 3월 홍콩 필름 마트(Hong Kong Film Mart) 등을 통해 120개 국가와 선판매 계약을 체결한 바에 이어 칸 국제영화제 마켓에서 전 세계 176개국에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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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설국열차’가 가지고 있던 167개국 판매 기록을 넘어 한국영화 역대 최다 국가 판매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지난 14일 ‘아가씨’의 공식상영회 이후 해외 바이어들의 구매문의가 폭발적으로 쇄도하며 칸 국제영화제 이전 120개국 선판매에 더해 56개국 추가 판매가 이뤄졌다. 특히, 유럽 국가 바이어들의 열기가 뜨거워 유럽 모든 국가와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칸 국제영화제 이전에 7분 하이라이트 영상과 영문 대본만을 보고 영화를 구매한 120개국의 해외 바이어 역시 영화를 본 후 작품의 탁월한 완성도에 만족하며 자국에서의 흥행을 점치고 있다는 후문이다.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사건과 기이한 소문 속 미스터리하게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곡성’. ‘곡성’은 지난 18일 오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개최된 프리미어 스크리닝에서 호평을 받으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세웠다. ‘추격자’부터 ‘황해’, ‘곡성’까지 세 작품 연속 칸 영화제 진출의 쾌거를 이룬 나홍진 감독에 대해 ‘칸의 총아’ ‘대단한 감독이다’라며 뜨거운 반응과 함께 공식 프리미어 상영에 대한 기대와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또 12일 오후 6시 Lerins1관에서 바이어들만을 대상으로 한 특별 시사회가 개최된 가운데, 초청이 시작되자마자 순식간에 전석 매진되며 '곡성'에 대한 전세계의 폭발적인 관심과 기대를 입증했다.
이처럼 칸영화제에서 이렇다 할 수상은 거머쥐진 못했지만, 이번 영화제를 통해 한국 영화는 남다른 의미를 지니게 됐다. 전세계에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였고, 이로써 더 많은 영화가 전세계에서 상영될 수 있는 발판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거듭난 한국 영화가, 앞으로 세계 무대에서 또 어떤 발판을 만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