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tvN 예능프로그램 ‘렛츠고 시간탐험대 시즌3’(이하 ‘시간탐험대3’)가 막을 내렸다. 방송 안팎으로 우여곡절은 많았으나 과거의 시간을 있는 그대로 재현한 ‘시간탐험대3’는 웃음과 감동이 공존한 프로그램임에는 분명했다.
‘시간탐험대3’의 마지막 시간여행은 을미사변, 명성황후 시해사건이 벌어졌던 조선 후기였다. ‘을씨년스럽다’라는 형용사의 어원이 될 정도로 뒤숭숭했던 나라 상황이었지만, 22일 ‘시간탐험대3’가 그린 조선시대 사람들은 평화롭고 일상적이었다.
처음 시작할 당시 조선의 금수저 양반(장동민, 장수원)과 천민(임동현, 고주원, 한동진)으로 나눴던 ‘시간탐험대3’는 이를 이어가 유배지 생활 팀과 중노미 팀으로 나눠 조선시대 삶을 체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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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 생활은 ‘시간탐험대3’ 제작진 스스로가 ‘조선판 삼시세끼’라고 부를 정도로 아무것도 지급되지 않는 자급자족 생활이 그려졌다. 유배를 간 장동민, 장수원, 그리고 게스트로 참석한 샘 오취리는 배를 채우기 위해 스스로 바다에 나간 이들은 부지런히 채집을 하고 낚시를 하며 먹을거리를 찾아나갔다. 천신만고 끝에 바다에서 모래무지, 볼락, 문어, 성게 등을 잡아 올린 이들은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며 제작진과 함께 만찬을 즐겼다.
유배지에서 외로움을 느낀 장동민, 장수원, 샘 오치뤼는 하루가 끝나고 쓰는 하루 일과를 통해 솔직한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장동민은 통발에 걸렸던 물고기를 생각하며 남 탓을 하는 현대인에 대한 글을 적어내렸다. 장동민은 “남 탓을 하는 순간 내 손해더라. 많은 이들이 자신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장수원은 자전적인 글이었다. ‘돈을 벌기 위해 연기를 시작했고, 연기를 하니 욕을 먹었고, 욕을 먹으니 스케줄이 늘었고, 스케줄이 느니 연기를 가르쳐 주고, 연기를 배우다 보니 눈물이 나고, 눈물이 나오니 오기가 생기고, 오기가 생기니 연기에 힘이 들어가고, 힘이 들어갔더니 다시 제자리’라는 글을 써내려간 장수원은 그간의 과정들을 담담하게 적으며 찡한 감동을 선사했다. 샘 오취리는 함께 한 장동민과 장수원을 향한 감사인사를 전하며 마음을 표했다.
중노미 임동현, 고주원, 한동진은 먹방보다는 쿡방에 가까웠다. 19세기 말 조선이 영국과 개항함에 따라 한 외국인이 중노미가 사는 주막에 찾아왔고, 이들에게 카스테라와 따뜻한 우유가 먹고 싶다고 요청했다. 조선시대에 카스테라를 요구하는 외국인의 등장으로 황당해 한 중노미들이었지만, 최소한의 재료들로 카스테라를 만들어 나갔다. 카스테라를 무사히 완성하고 나니 다음 들어온 요청은 잔치 상이었다. 얼떨결에 잔치 집 품삯을 나가게 된 이들은 각종 전은 물론이고 잔치국수, 심지어 인절미를 만들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잔치상은 미처 올리지 못했다. 경무관이 갑자기 등장하더니 “조선의 국모가 시해를 당했다”며 조선시대 국상(국상 중에는 혼례나 잔치 등을 5일 동안 금지했고, 시장도 열지 않았다)을 알린 것이다. 결혼식을 올리지못하게 되면서 중노미들은 품삯대신 자신들이 만든 음식을 품에 안고 터덜터덜 돌아와야만 했다.
그래도 어느덧 주막 주인과 정이 든 이들은 티격태격 하면서 나쁘지 않은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이런 이들의 평화는 안경을 낀 젊은 청년이 들어오면서 크게 달라졌다. 청년이 들어온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조선인 행색을 한 뒤 조선들을 비하하는 일본인들이 등장했는데, 이 청년은 갑자기 품에 넣은 칼을 빼더니 일본인을 무자비하게 살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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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청년은 일본인을 죽인 이유에 대해 “그는 필시 국모 시해 가담자인 것이 분명하다”고 말하더니 주인에게 붓과 종이를 요청했다. 이후 그는 ‘국모의 원수를 갚기 위해 이 왜놈을 죽였노라-해주백운방기동 김창수’라고 적으며 많은 이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그는 바로 모두가 다 아는 백범 김구 선생이었던 것이다.
한상진은 “김창수 그 이름을 쓰는데, 이 사건은 백범일지에 나온 사건이다. 우리가 다 아는 백범 김구 선생님”이라며 “역사의 중심에 있는 느낌이었다”고 솔직한 소감을 전했다.
이후 이들은 김구 선생니 남기고 간 방을 붙이다가 일본인 경찰들에게 체포됐고, 김구 선생의 행방을 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총살형을 당하며 ‘시간여행’을 마무리 했다.
‘시간탐험대’가 시즌3까지 올 정도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예능프로그램으로서 전해주는 재미와 더불어 지난날의 과거를 생생하게 보여주면서 감동을 전해주었기 때문이었다. PD 스스로 자막을 통해 ‘역덕’(역사덕후)라고 부를 정도로 ‘시간탐험대3’는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고증에 충실했던 프로그램이다.
고증에 따라 당시 생활상을 재현하다보니 이에 따른 사고도 발생했었다. 지난 시즌에서 개그맨 유상무가 상어에게 물리는 사고가 있었던 ‘시간탐험대’는 이번 시즌에서 보조출연자였던 김주호가 촬영 도중 사고로 낭떠러지에 떨어지면서 목이 골절되며 안전불감증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시간탐험대3’는 마지막 촬영에서 장동민, 장수원, 샘 오취리가 배낚시를 나갈 때 구명조끼를 제공하며 안전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논란이 있었다. 바로 ‘시간탐험대’의 원년 대원인 장동민과 유상무의 논란이었다. 장동민의 경우 ‘시간탐험대3’의 첫 방송을 앞두고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한자녀부모를 비하하는 듯한 개그를 선보이면서 한바탕 소동에 휘말렸다. 이에 따라 차별없는 가정을 위한 시민연합에서는 해당개그를 선보인 장동민과 개그맨들을 비롯해, ‘코미디 빅리그’ 제작진 모욕죄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장동민이 잠잠해지니 이번에는 유상무가 문제였다. 20대 여대생으로부터 성폭행 피소를 당한 것이다. 연예인으로 치명적인 성 스캔들에 휘말린 유상무는 성관계 유무와 관계업시 도덕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고, 이 같은 여파는 ‘시간탐험대3’로까지 이어졌다.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논란이 커지자 ‘시간탐험대3’ 제작진은 여론을 고려해 유상무의 촬영분을 모두 편집해 내보냈고, 이후 잠정 하차를 결정했다.
결국 잇따른 논란은 ‘시간탐험대3’를 9회로 마무리 짓게 했다. 조기종영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자 “원래 ‘시간탐험대3’은 10회 전후로 예상됐으며, 최근 9회 방영으로 최종 결론이 났다”고 해명했지만, 앞선 논란들이 영향을 아예 미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른 종영에 아쉬운 이들은 ‘시간탐험대’를 즐겨보던
풍파를 거듭한 ‘시간탐험대’는 과연 시청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시즌4로 돌아올 수 있을까.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