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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모두 투병 중이래"라며 "내가 간호해줄까요?"라고 고백하는 남자. 영화 '우리 연애의 이력'(감독 조성은)에서 조감독 선재(신민철)가 여배우 연이(전혜빈)에게 건네는 말이다. 달콤한 행복을 기원한 프러포즈는 둘을 결혼에까지 골인하게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내 이혼한다. 성격의 문제다. 하던 시나리오 작업이 있기에 두 사람은 공동작업을 이어간다. 부부가 아닌 친구로서, '쿨'한 척한다. 물론 하는 행동과 말을 보면 쿨하기보다 일종의 어떤 집착 같이 보인다. 이들의 이야기는 정상이 아니다. 물론 열렬한 사랑은 정상적일 수 없다는 걸 안다면 이들이 이해가 된다.
어렸을 때 '광년이' 캐릭터로 엄청난 사랑을 받은 연이. 하지만 현재 그는 카메라 공포증까지 생겼다. 술의 힘으로 하루하루를 버틴다. 연이의 상처를 아는 선재는 연이를 보듬는다. 이혼하고 나서도 그렇다. "이혼했지만 이별하지 않았다"라면서 말이다.
'우리 연애의 이력'은 이들의 사랑을 멍청하다고 규정한다. 나쁜 말은 아니다. 누가 더 멍청한가를 의미하지도 않는다. 덜 멍청한 사람이 더 멍청한 사람을 보듬을 뿐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더 사랑하는 사람이 상대를 위해 더 애쓴다는 것 정도로 풀이할 수 있다.
사랑과 이별의 감성이 섬세함 그 자체다. 후반 30분이 눈길을 끈다. 쓸쓸할 정도로 아픈 이들의 사랑은 독특하다. 뻔하지 않은 연출과 영상미라서 더 호기심을 자극한다.
강인한 듯 보이지만 한없이 약한 여배우를 연기한 전혜빈과 유약한 듯 보이지만 사랑하는 여자를 지킬 줄 아는 강인함을 가진 남자 신민철이 섬세한 감
현재 인기리에 방송 중인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아픈 사랑을 해야 했던 전혜빈은 이번에는 해피엔딩일 수 있을까? 101분. 15세 이상 관람가. 29일 개봉 예정.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