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도니’ 정형돈이 떠났다. MBC ‘무한도전’ 멤버들의 얼굴 표정은 아쉬움과 침통함으로 어두워졌다. ‘무한도전’의 무게추 같았던 정형돈의 빈자리는 아직도 크다. 남은 ‘무한도전’ 멤버들이 채워가야할 그 빈자리는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지난 6일 오후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는 멤버들이 정형돈의 하차 소식을 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유재석은 “정형돈이 건강 문제로 복귀가 어려울 것 같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다시 건강해져서 함께 웃으며 녹화할 그날을 기대해본다”고 정형돈의 하차를 알렸다.
멤버들은 “빨리 건강을 회복하길 한 마음으로 기원하겠다. 건강해진 모습으로 방송할 그날을 기대하겠다”고 정형돈에 당부했다. 이들은 각각 “그동안 고마웠다” “형돈아, 수고했다”라며 11년간 함께한 정형돈에 마지막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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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표정은 마음을 대변하는 듯 했다. 11년의 세월을 함께 보냈던 정형돈의 하차를 전하는 자리이니만큼 침통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던 멤버들은 시청자들의 시선 또한 걱정했다. 정형돈은 ‘미친 존재감’이란 단어가 붙을 만큼 ‘무한도전’ 내에서 시선 몰이를 할 수 있던 캐릭터였고, 노홍철과 함께 ‘유재석이 통제할 수 없는’ 캐릭터이기도 했다.
정형돈, 노홍철이 함께 있었던 시절은 지금처럼 유재석이 홀로 ‘끌어간다’는 느낌이 많지 않았다. ‘무한상사’에서 자신의 몸에 물을 뿌리며 ‘폭주’하는 정형돈이나, 추격전에서 ‘통수에 통수’를 치는 노홍철은 그만큼 ‘무한도전’이란 ‘캐릭터 쇼’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장치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장치들이 사라졌고, 그만큼의 무게는 유재석으로 쏠린 형태가 됐다.
제작진은 더 풍성한 콘텐츠를 위해 식스맨 프로젝트로 광희를 새 멤버로 섭외했다. 하지만 11년을 함께 한 멤버들 사이에서 광희가 자신의 영역을 구축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광희가 영입된 후 정형돈이 하차하는 등 ‘무한도전’에게도 많은 이슈가 있었기 때문에 광희는 온전히 적응에 집중하기 힘든 환경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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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정형돈은 틈 하나 없이 꽉 짜인 ‘무한도전’ 멤버들 사이에 일반 게스트가 녹아들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무도 가요제’가 정형돈의 특기를 가장 잘 보여줬던 특집이다. 정형돈은 자신과 함께 했던 인물들을 ‘무도’ 멤버들 못지않게 매력적으로 보이게끔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정형돈이 “너 나와 함께 해서 스타가 되고 싶지 않니?”라는 말을 해도 시청자들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던 것이다.
멤버들도 정형돈까지 하차한 후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다. 6일 방송에서 유재석은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유독 활약이 컸던 정형돈을 떠올리며 “사실 2017년이 ‘무도가요제’를 할 시즌이다. 정형돈 없이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멤버들은 그 위기감만큼 더 다부진 각오를 보이고 있다. 유재석은 ‘무도가요제’를 걱정하면서도 “우리는 당장 다음 주도 모르는 사람들이다.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면 그뿐”이라며 “극복 방법은 하나뿐이다. 매주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명수 또한 “걱정해주시는 마음은 감사하지만 멤버들과 임직원 일동은 더욱 더 재밌게 새로운 웃음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제작진은 ‘릴레이툰’ 특집처럼 외부 인력을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는 아이템을 꾸준히 개발 중이며, 양세형이라는 ‘유동적 멤버’를 영입해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다. 과연 ‘무한도전’ 멤버들은 남은 과제들을 잘 풀어내 앞으로도 ‘무한도전’이란 브랜드를 잘 지켜나갈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