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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돈이 돌아왔다. 11개월의 공백을 딛고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로 돌아온 정형돈은 일단 컴백 첫 방송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5일 방송된 ‘주간아이돌’에서 정형돈은 근 1년 만에 카메라 앞에 선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프로그램 특유의 편안한 스타일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예전 감을 되살렸다. 자신의 공백기에 MC석을 채워준 김희철과 하니에게는 “고맙지만 원래 너희 자리가 아니었잖아”라는 너스레 떨며 존재감을 과시했고, 게스트 에이핑크와의 밀고 당기는 호흡도 훌륭했다. ‘도니’이기에 가능한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이후 내놓은 형돈이와대준이 신곡 음원 ‘결정’ 역시 컴백에 대한 정형돈의 솔직한 심정이 담긴 진솔한 가사로 대중의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MBC ‘무한도전’을 저버렸다는 일부 부정적인 반응도, 해당 음원 발매 이후 ‘마이웨이’를 선언한 정형돈에 대한 응원으로 바뀐 분위기다.
일단 정형돈이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꿴 것은 분명해 보인다. 컴백이라는 단 한 번의 이슈를 잘 활용했다 평가할 만 하다. 뒤이어 11월 개최 예정인 장미여관과의 콜라보레이션 콘서트 소식 또한 신선한 화제를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지금부터다. 낯설지 않은 친근함으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길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론 ‘쉼표’가 된 기간 동안 조금은 내적으로 성숙해졌기를 기대하는 반응도 있다. 그렇게 대중은, 알다시피 까다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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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3년 사이 자숙기를 거쳐 복귀한 이들 중 가장 이상적인 케이스는 이상민이다. 그는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 혐의 등으로 꽤 오랜 기간 자숙해오다 tvN ‘더 지니어스’, ‘음악의 신2’ 등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제2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예능인으로서의 재치와 순발력은 물론, 사업 실패로 떠안게 된 수십억 대의 빚을 성실하게 갚아나가는 모습 덕분에 호감 이미지도 얻었다.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라’를 실천한 예능인은 탁재훈이다. 탁재훈은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오랜 자숙기를 가졌다. 이후 이혼 등의 개인사가 일반에 공개되며 적지 않은 시련을 겪었으나, 탁재훈은 때를 기다렸다. 소위 ‘악마의 입담’이라 명명되는, 그만의 독보적인 영역이 여전히 유효했던 덕분에 자연스럽게 방송가에 스며들었고, 어느새 다수의 프로그램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컴백 연착륙에 실패, 복귀 후에도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있다. 노홍철이 대표적이다. 그는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뒤 1년 만에 파일럿 프로그램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을 비롯한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묵묵히 대중에 노크했지만 대중의 반응은 예전만 못했다. 이후 다수의 예능에서 활약하고 라디오 DJ로서 매일 청취자를 만나고 있지만 다시 만인의 ‘돌+I’가 되기까지는 얼마나 오랜 시간이 소요될 지 알 수 없다.
김용만의 경우, 긴 자숙기가 오히려 독이 된 경향이 크다. 비슷한 혐의를 받은 예능인들에 비해 더 긴 시간 잠행을 하며 본의 아니게 ‘성실 자숙’ 이미지를 갖게 됐지만 빠르게 돌아가는 예능 판도에서 그의 입지가 다소 좁아진 분위기는 부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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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백 후 돌아오는 이들의 이른바 ‘복귀 매뉴얼’이란 건 존재하지 않지만, 마음가짐만큼이나 중요한 건 타이밍 그리고 모양새다. 무엇보다
물론 여기에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은 복귀 후 활동의 근간이 될,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임은 말할 것도 없다.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