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충무로에는 꾸준히 ‘여배우 기근’이라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여자 배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는 훙행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가운데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는 엄지원과 공효진이라는 투톱을 세우며 대표적인 여배우 영화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미씽: 사라진 여자’도 안 된다는 이야기가 많았었는데, 이건 잘 만들어서 그런 것들로부터 영화가 좋으면 그런 것과 상관없이 잘 된다는 꿈을 가지고 시작했어요. 영화 다양성을 위해서도 그렇고요. 또 앞으로 한국 영화 후배들을 위해서도 그렇고, 여러 가지 점에서 저에게도 각별한 마음으로 작업한 작품 같아요. 그냥 영화를 통해서 지선을 연기하는 거 자체가 말 할 수 없이 힘들지만 아주 많은 과정들에 참여하면서, 물론 언제나 아이디어도 냈지만 전반적인 영화를 보는 눈도 생겼거든요. 감독님은 감독, 배우는 배우 각자의 파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걸 배우가 신경 쓰면 더 좋은 걸 할 수 있더라고요. 더 크게 전반적인 걸 보는 눈을 키우는 작품이 됐던 것 같아요. 이걸 계기로 앞으로의 향후 작업 방식이 좀 바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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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
그런 가운데, ‘미씽: 사라진 여자’가 개봉하기 전 공효진이 출연한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이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덩달아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드라마가 잘 되면서 영화까지 영향을 받게 된 것에 대해 엄지원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
“잘 기다려 봐야한다고 생각해요. 영화와 드라마의 흥행이 별게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영화는 관객이 돈을 내고 선택하는 매체이기 때문에 그건 영화 자체로 승부를 하는 거지, 인기와 스타성으로 승부할 수는 없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망하고 오는 것보단 기쁜 마음이죠. 잘 돼서 좋아요(웃음).”
‘미씽: 사라진 여자’는 제목에도 여자라는 단어가 들어가고 감독도 여자 감독이며 두 주연배우도 여자, 그리고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여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에 이번 영화가 다소 여성 편향적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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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
“(공)효진이도 페미니스트도, 감독님도 그렇죠. 나도 당연히 여자니까 그렇고요. 근데 우리가 인디 영화를 만드는 게 아니고, 여자의 목소리를 높이려는 게 아니었어요. 워맨스가 있어야겠다는 것도 남녀를 나눈 거잖아요. 재밌는 이야기가 만들어져야한다는 주의이기 때문에, 재밌어야하고 돈을 내고 봐야한다는 중립적인 입장이에요. 그래서 방향성을 잃지 않고 잘 온 것 같아요. 세 명이서 많이 대화를 하고 했거든요.”
“여자 영화가 흥행으로서는 안 된다는 것도 있었고, 내부적으로도 이야기의 방향성에 있어서도 엄마의 이야기가 아니냐는 등 방향성이 달랐었어요. 이건 여자의 이야기나 엄마의 이야기냐에 대해서 그 안에도 다른 의견들이 있었죠. 하지만 저는 엄마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라서, 제 얘기가 맞다는 걸 증명해야했어요. 많은 고민, 모두가 영화를 잘 만들기 위해 했던 싸움이지만 그 과정들이 저에게는 작업이 아니라 하나하나 뭔가 해 나가는 싸움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늘 영화를 찍을 동안 지선 같은 느낌이었다죠.”
보모에게 아이를 맡긴 뒤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 그렇기에 실제 결혼을 해 아이를 기다리고 있는 엄지원의 입장에서 이번 영화를 찍고 난 뒤 육아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을 수도 있겠다. 특히나 연기 활동을 병행하며 그도 보모의 힘을 필요로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번 영화를 찍고 난 뒤에 그런 생각에 대한 변화가 생겼는지 물었다.
“또래에 괴담 같은 게 있었어요. 보모가 아이를 데리고 사라졌다는 괴담이 있었죠. 그런 괴담을 듣고 작품을 기획하진 않았겠지만, 저는 제가 일을 하니까 우리 집에 일주일에 두 세 번씩 오는 가사도우미 이모가 계시거든요. 저도 지선이처럼 이모에게 잘 해준다고 하지만, 이모에게 내가 편한 사람일까 그 관계에 대해서 내 입장에서 생각하게 됐어요. 동등한 친구가 아닌 이상 관계가 다르게 생각될 수 있는데, 착각하면서 살진 않았나 생각해보는 계기는 확실히 되긴 했죠.”
여자들의 이야기 ‘미씽: 사라진 여자’ 이후 엄지원은 남자들의 이야기 ‘마스터’의 개봉도 앞두고 있다.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두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그의 마음은 어떨지 물었다.
“미씽: 사라진 여자’는 어떻게 표현할 수 없어요. 아픈 손가락이 될 것 같아요. 필모그래피에 있어서 중요한 작품이고, 많은 문제들이 있었기 때문이죠. ‘마스터’는 어떻게 보면 최고의 작업 환경에서, 예산도 빵빵한 상태에서 촬영했어요. 또 경찰이라 시크라고 쿨해서 정신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서 앞으로는 밝은 영화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죠. 이게 정답이구나 싶어요. 앞으로의 작품 세계가 달라질 것 같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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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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