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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반짝 1위’일 줄 알았다. 하지만 반나절 이상 순위를 유지하기 힘든 음원차트 현실에서 이틀째 우직하게 1위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신인 가수 정승환의 데뷔 타이틀곡 ‘이 바보야’가 11월 마지막주 차트 복병으로 떠올랐다. 28일 지코, B1A4 등 쟁쟁한 선배 가수들의 신곡이 쏟아졌고, 기성 차트를 장악하던 가수들의 곡도 만만치 않았는데, 이제 갓 정식 데뷔 2일차인 햇병아리 신인이 ‘붙박이 1위’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곡 ‘이 바보야’는 유희열 작사, 박새별 작곡으로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봤을 법한 이별 그 후의 스토리가 정승환의 호소력 짙은 보컬과 만난 웰메이드 발라드곡이다. 초겨울 감성에 어울리는 이별 노래로 쓸쓸한 시국 잔잔하게 듣기 좋은 음악이다.
올 가을 이후 유난히 음악팬들이 ‘꽂힌’ 장르적 강점에 계절감이 어우러져 타이밍적으로 호재를 누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바보야’가 대중에 정통으로 꽂힌 데는 정승환만의 특별한 무언가가 분명 있었을 터. 30일 열린 정승환 데뷔 쇼케이스에서 앨범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유희열로부터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이 바보야’가 내놓은 성적은 유희열조차 기대도, 예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었다고. 하지만 유희열은 정승환의 음악이 통한 비결 및 다른 가수와 차별화된 정승환만의 강점을 조목조목 언급하며 이번 성과가 결코 우연이 아닌, 필연임을 기분 좋게 늘어놨다.
“가장 큰 건 (정)승환군의 힘이 컸구나 싶어요. 같이 있다 보면 잘 못 느끼는데 앨범이 나오자마자 반응을 보고선 ‘이건 정승환의 힘이구나’ 느꼈죠.”(유희열)
유희열은 2년 전 SBS ‘K팝스타4’에 출연한 정승환을 ‘찜’ 했고, 그에게서 최종 선택을 받아 한 배를 타게 됐다. 그가 본 정승환만의 특별함은 “한끗 차이”지만 그 ‘한끗’이 가져온 차이는 엄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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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은 정승환의 ‘가창력’을 최고라 평하진 않았다. 다만, 들으면 들을수록 깊어질 수 있는 힘이 담긴 ‘목소리’는 단연 최고라 평했다.
“목소리가 잘생겼어요. 연기를 진하게 하는 분들이 있는 반면, (정)승환군은 배우로 치면 박해일씨 같은 느낌이랄까요. 색이 명확하진 않은데 이런 곡 주면 이렇게 표현하고 저런 곡 주면 저렇게 표현하는, 어떤 느낌에도 최적화된 가수죠.”
더할 나위 없는 극찬에도 정승환은 “저에 대해 말씀해주시는 것들을 생각 안 할 수 없는데, 저는 아직 그게 무엇인지 못 찾은 상태다.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항상 나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적이 좋은 것이든 아니든, 성장해야 한다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대한 부담감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승환의 데뷔 앨범 ‘목소리’는 정승환식 발라드 문법의 완성에 칼을 빼든 유희열 총 프로듀서를 시작으로 토마스쿡(정순용), 박새별, 1601등 화려한 ‘발라드 총공’ 프로듀서진이 뭉쳐 빈틈 없는 사운드로 완성도를 높였다. 정승환 역시 자전적인 스토리를 담은 곡 ‘목소리’로 싱어송라이팅의 첫 발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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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o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