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웅’의 숨은 주역, 배우 정재은(28)이 작품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안중근 의사로 호흡을 맞춘 선배 배우들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정재은은 2일 오후 압구정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작품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배울 게 참 많았고 개인 적으로도 얻은 게 많았다”며 수줍게 운을 뗐다. 그러면서 “특히 안중근 선배님들을 보면서 배우로서의 마음가짐이나 식지 않는 열정 등의 원론적인 가치에 대해 배웠다”고 말했다.
“양준모 선배님을 비롯해 정성화 선배님, 안재욱‧이지훈 선배님까지 네 분 모두 스타 분들이잖아요. 오랜 경력에 남부러울 것 없는 분들인데…사실 여유가 넘치고 뭔가 다가가기 어렵고 그럴 줄 알았는데 전혀요. 후배들을 굉장히 잘 챙겨주시고 친절하시고, 무엇보다 지독한 성실함에 깜짝 놀랐어요. 주‧조연 배우를 비롯해 앙상블까지 누구 하나 게을리 할 수 없었던 건 모두 선배님들 덕분이었죠.”
‘영웅’은 1909년 한반도를 중심으로 러시아 만주벌판에 이르기까지 일본 제국주의 세력이 기승을 부리던 시절, 러시아로 망명해 본토의 일본군과 피의 전쟁을 벌인 ‘대한 독립군’의 이야기를 다뤘다. 혼란의 시대 속 진정한 영웅에 대해 이야기 하는 뮤지컬이다.
그는 “내 역량에 벅찬 역할이긴 하지만 욕심과 자부심을 느꼈기 때문에 반드시 잘 해내고 싶었다”고 했다.
“시국의 영향 탓인지 이번 시즌은 유독 관심을 더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위축되기 보다는 오히려 자랑스럽고 뿌듯했죠. 잘 하고 싶다는 욕심도 컸고요. 스스로 역할에 대한 애착이 커서 그런지 부담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것이 저를 더 성장시켜 줬지 결코 장애물은 아니었어요. 이 의미 있는 공연에 누가 되지 않도록 잘 해내야겠다는 마음 뿐이었죠.”
그는 “연습 현장은 웃음이 넘치거나 농담이 오고가는 가벼운 분위기는 아니었다”면서 “막이 오른 뒤에도 안중근 선배님들은 공연 전엔 항상 자신들의 공간에서 감정을 잡느라 고뇌하셨고, 전반적으로 배우들 모두가 진지했다. 무거운 책임감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처음에는 좀 많이 헤맸던 것 같아요. 캐릭터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다가 언제부턴가 차차 스며들게 됐죠. 해답을 찾기 위해 스스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무엇보다 배우들 모두가 함께 고민해준, 그 분위기의 힘이 컸던 것 같아요. ‘영웅’은 내 역할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공감하고 좀 더 나은 완성도를 위해 힘을 합치는 분위기가 유독 강했어요. 이렇게 쟁쟁한 선배님들 사이에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네 명의 안중근에 대한 애착이 대단했던 그녀였다. 그는 “극 전체를 아주 바람직하게 이끌어주신 감사한 분들”이라며 “완전히 다른 색깔을 지닌 분들이지만 지독하게 열정적이고 성실하고 카리스마가 넘친다는공통점이었다”고 전했다.
“네 분과 호흡을 맞춘 건 굉장한 행운이죠. 양준모 선배님은 위인 같은 포스가 있어요. (웃음) 같은 사람으로 느껴지기 보단 실제 안중근 선생님을 보는 것 같은(?)느낌었죠. 우리를 위해 뭐든 막아줄 것 같고 곧은 신념이 실제 너무 비슷했거든요. 정성화 선배님은 그 자체가 그냥 ‘안중근의 모범답안’ 같은 존재랄까요? 무엇을 하든 신뢰감을 주는 분이죠. 안재욱 선배님은 본인의 조상님이라서 그런지 애정이 남달랐어요. 그 진심이 느껴져서 그런지 따뜻한 느낌을 받았죠. 이지훈 선배님은 비주얼이 가장 닮았어요.(웃음) 안중근 선생님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보면 굉장히 날렵하고 분위기가 멋있는데 이지훈 선배님과 비슷해요. 네 분 모두 타고난 안중근이세요! 하하”
트리플 캐스팅으로 ‘설희’ 역을 함께 연기한 여배우들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그는 “내적인 고민은 어쩔 수 없이 혼자만의 과제였지만, 어떤 스킬이나 실용팁 같은 건 역시나 가장 노련한 리사 선배님의 도움이 가장 컸다”며 웃었다.
“(박)정아 언니랑 저랑 툭하면 리사 선배님께 가서 이것 저것을 물어보곤
-②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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