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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사랑을 알고, 사랑을 느끼고 싶은, 완연한 봄의 4월이다. 최근까지 극장가는 청불 영화 ‘프리즌’과 디즈니 애니 ‘미녀와 야수’의 양강 체제가 장기화된 가운데 인기 시리즈 블록버스터 ‘분노의 질주8’의 등장으로 앞으로는 화려한 히어로물이 다시금 몰려올 예정.
자극적이거나 화려한, 호화 대작들에 가려 정작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웰메이드 봄의 영화를 소개한다. 지난 12일 개봉한 ‘칸의 여신’ 루니 마리의 주연작 ‘로즈’와 20여년 만에 재개봉하는 이탈리아 명작 ‘일 스포티노’, 오는 20일 재개봉하는 ‘클로저’가 바로 주인공들이다. ‘사랑’이라는 주제로 전혀 다른 색깔의 감동과 여지를 남기는 이들의 세계에 푹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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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스토리 텔러로 명망 높은 짐 쉐리단 감독과 ‘칸’이 인정한 여배우 루니 마라가 만난 영화 ‘로즈’가 지난 12일 개봉해 관객과 만나고 있다.
작품은 세상이 반대한 사랑에 모든 것을 내던진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았다. 자신의 아이를 살해했다는 죄목으로 50년간 정신병원에서 갇혀 지낸 여주인공 로즈(루니 마라)는 아들이 살아있다는 믿음 하나로 생을 끈질기게 붙잡아 온 용감하고도 아름다운 인물이다.
어느 날, 그녀가 있던 병원이 호텔로 재건축하게 되면서 그녀는 이 병원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고집스러운 그녀를 설득하고자 새로운 정신과 의사인 그린 박사가 찾아온다. 박사는 우연히 그녀의 책 속에서 수십년 동안 써내려온 일기를 발견하고 그녀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그녀의 비밀스러운 과거가 베일을 벗는 순간, 관객들은 이 아름답고도 미스터리한 이야기에 금세 빠져버릴 수밖에 없다. 1943년의 아일랜드, 억압적인 시대 분위기 속에서도 자유롭게 살아가는 아름다운 로즈에게 남자들은 하나 같이 눈을 떼지 못한다. 그녀는 이로 인해 의도치 않는 오해 속에서 고립돼 가지만, 파일럿 ‘마이클’과의 사랑이 그녀를 구한다. 이들은 서로에게 첫 눈에 빠져들지만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결국 이별하게 되고 홀로 남겨진 로즈는 처절한 삶을 살게 된다.
거장 감독의 연출력만큼이나 탁월한 연기를 보여준 루니 마라의 공도 크다. 그녀는 신비스럽고도 가녀린 외모와는 달리 열정적이고 강인한 내면을 지닌 입체적인 캐릭터를 밀도 있게 표현해낸다.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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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적이고 기발하면서도 따뜻하고 아름답다. 이탈리아의 시적 낭만을, 시의 구조와 기원에 과감히 다가선다. 어려운 소재를 다뤘지만 편안한 전개와 서정적 아름다움, 배우들의 환상적인 연기로 형언할 수 없는 다양한 감정들이 수시로 샘솟게 하는 가히 누군가의 ‘인생 영화’로 꼽힐 만한, 깊은 울림과 짙은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영화는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실화이자 칠레 작가 안토니오 스타르메타의 소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를 원작으로 해 이탈리아 작은 섬에 방문한 시인 네루다와 그의 우편배달부로 고용된 어부의 아들 마리오의 특별한 우정을 담았다.
주인공인 마리오는 노부와 함께 고기잡이 일로 근근이 먹고 산다. 지루한 일상 속에서 무언가 다른 것을 찾던 그는 우연히 우체국에 취직하게 된다. 그에게 주어진 일은 단 한 가지, 오로지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팬레터와 소포만 배달이었다.
마리오 네루다와 친해지고 싶어 그의 시집을 읽기 시작하고, 어느새 시의 세계에 흠뻑 빠져 버린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두 사람의 우정은 현실로 이뤄진다. 시를 통해 세상을 다르게 보기 시작한 마리오는 진정한 낭만, 처음 접하는 서정적인 아름다움에 빠져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한다. 그리곤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베아트리체 루소’에게 첫눈에 반해 ‘사랑’도 하게 된다.
마리오는 그렇게 평범함 속 특별함을, 자연과 사랑 낭만 등의 근원적인 것에 대해 새롭게 다가가고 느끼면서 지루하기만 했던, 무의미한 일상을 점차 가치 있는 하루하루로 채워간다.
영화는 그렇게 일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과, 우리가 미처 모르고 지나치거나 잃어버린 가치들에 대해 다시금 일깨워준다. 우리가 늘 꿈꾸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자꾸만 지나치고 포기해버리는 중요한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보여주며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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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해 이토록 솔직하고 대담하게 이야기한 작품이 또 있을까. 수많은 사랑 영화 가운데서도 역대 가장 과감한 로맨스로 평가받는 영화 ‘클로저’가 오는 20일 메가박스에서 단독 재개봉한다.
‘클로저’는 네 남녀의 얽히고설킨 사랑을 통해 사랑의 이면을 과감하게 그려낸 작품.
부고 기사를 쓰지만 소설가가 꿈인 댄(주드로)은 뉴욕 출신 스트립댄서 앨리스(나탈리 포트만)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동시에 우연히 만난 사진작가 안나(줄리아 로버츠)에게는 앨리스와는 또 다른 강렬한 감정을 느낀다. 엇갈린 사랑과 사랑에 대한 서로 다른 표현 방식을 보고 있으면 나의 어떤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묘한 힘을 발휘한다. 사랑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가능케 하는 작품.
특히 나탈리 포트만, 주드 로, 줄리아 로버츠, 클라이어 오웬 등 할리우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