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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하루 이틀로는 전혀 풀리지 않는 피로, 요즘 현대인의 고질병은 바로 만성피로다. 일요일이면 월요병까지 겹쳐져 심신은 한 없이 무거워지기 십상. 조금은 덜 우울한 일요일을, 조금 더 가벼운 월요일을 맞이할 수 있도록 힐링 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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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년간 7편의 시리즈를 선보인 전설의 카 액션 ‘분노의 질주’가 시리즈 사상 가장 화려하게 변신해 돌아왔다. 업그레이드 된 볼거리와 심화된 메시지, 호화 캐스팅, 탄탄한 스토리까지. 오랜 기간 영화 팬들의 사랑 속에서 건재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제대로 입증한다. 시리즈에 기대하는 모든 것을 충족시키는, 할리우드의 위력을 새삼 느끼게 하는, 웰 메이드 거대 종합선물세트다.
2년 만에 돌아온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은 사상 최악의 테러에 가담하게 된 ‘도미닉’(빈 디젤)과 그의 배신으로 팀 해체 위기에 놓인 멤버들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을 그렸다. 그야말로 가족과 같은 존재이자 최강의 리더가 최악의 적이 된 셈. 멤버들은 한때 팀을 모두 전멸시키려 했던 ‘데카드 쇼’(제이슨 스타뎀)까지 영입해 그와의 전쟁을 결심한다.
이번 시즌에는 빈 디젤, 웨이인 존슨, 미셀 로드리케즈 등 기존 멤버들을 비롯해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 샤를리즈 테론이 시리즈 사상 최초로 여성 악당으로 합류한다. 기존의 악당과는 또 다른 잔인함과 똑똑함으로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여기에 제이슨 스타뎀부터 헬렌 미렌, 스콧 이스트우드 등 할리우드 대표 배우들이 합류해 역대 최고의 캐스팅을 완성했다.
뿐만 아니라 상상을 초월하는 로케이션, 끊임없이 없이 쏟아지는 액션의 향연이 눈을 매료시킨다. 뉴욕, 북극의 바렌츠 해, 아이슬란드, 쿠바 등 전 세계를 무대로 사계절을 담아낸 영화는 도심을 장악한 수천대의 좀비 카부터 감옥에서 펼쳐지는 강렬한 맨몸 액션, 슈퍼카와 핵잠수함의 숨 막히는 추격 액션까지 이전 시리즈에서는 볼 수 없는 최고의 액션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그야말로 초호화 액션 중에서도 역대급이다.
스토리상의 반전과 업그레이드 또한 눈여겨 볼만하다. 지금까지는 최강의 적을 상대로 목숨을 건 대결을 펼치는 이들의 뜨거운 우정, 가족애를 그려왔다면 이번엔 ‘만약 가족 중 누군가 배신을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발상에서 ‘가족’이라는 주제를 좀 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심화된 시각에서 다룬다. 화려한 볼거리 속에서도 갑작스럽게 변질하게 된 도미닉의 사연이 쉴새 없이 마음을 자극한다. 외적인 것뿐만 아니라 내적인 발전을 보여주기 위한 감독의 노력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스토리와 연출, 액션 등 모든 부분에 있어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모든 캐릭터가 저마다 살아 숨쉬고 136분의 러닝 타임 내내 지루할 틈 없이 오감이 즐겁다. 배우들의 연기 내공과 감독의 도전 의식, 파격적인 스토리와 초호화 액션이 완벽하게 합을 이뤘다. 친숙한 시리즈의 색다른 변신을 느낄 수 있다.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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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단에 있는 두 천재가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마주하게 된다. 이것은 기적이다. 작가와 편집자의 천재성이 조우하는 예측 불허의 순간을 목격하는 행운을 얻을 수 있다.
지난 13일 개봉한 영화 ‘지니어스’는 무명작가의 천재성을 알아본 뉴욕 최고의 편집자 맥스 퍼킨스(콜린 퍼스)와 그의 도움으로 성공해나가는 작가 토마스 울프(주드 로)의 이야기를 담았다. A. 스콧 버그의 소설 ’맥스 퍼킨스: 천재의 편집자’를 원안으로 실존했던 퍼킨스와 울프 두 천재의 재능이 조우하는 지점을 파고든다.
다듬어지지 않은 거칠고 야수 같은 작가와 극도로 완벽함을 추구하는 편집자. 천재들은 서로를 알아본다. 이들의 첫 번째 소설 ‘천사여, 고향을 보라’는 히트를 치고 서로에 대한 믿음은 점점 깊어져간다. 다만 깊어지는 우정 저 편으로 서로의 배우자 혹은 연인과의 사랑은 멀어진다.
성공에 대한 야망이 커질수록 가족과 연인은 점점 뒤로 밀려나간다. 같은 성공을 원하는 듯했지만 방향성은 달랐던 두 남자. 엄청난 창작욕을 주체하지 못하는 자유분방한 예술가는 점점 광기 어린 모습으로 변해가고 이를 지켜보는 친구의 마음은 무겁고 점차 실망감은 커진다. 두 사람의 우정은,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사랑과 그 외 관계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들의 득과 실이 폭발 직전까지 몰아치는 상황은 여타의 블록버스터나 로맨스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긴장감을 선사한다.
특히 배우들의 연기력은 하나 같이 일품이다. 중간 중간에 삽입되는 에피소드나 실화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카메오들의 등장 역시 소소하지만 신선한 볼거리다. 문학적인 감성의 대사와 글귀 역시 여운을 남긴다.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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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 칸타빌레’로 국내에도 친숙한 일본 스타 우에노 주리가 오는 20일 코믹 가족 영화 ‘아버지와 이토씨’를 통해 오랜 만에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그녀는 이 작품에서 특유의 친근하면서도 싱그럽고 건강한 매력에 한층 깊어진 감성을 뽐낸다.
편의점 알바 중 우연히 알게 된 이토 씨와 친해져 사귀게 되고, 동거까지 하게 된 아야(우에노 주리). 그녀는 20살이나 많은 남자 친구와 단조롭지만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결혼 후 연락이 뜸해진 오빠의 긴급 호출로 불려 나간 자리에서 그녀는 아버지를 부탁 받지만 단호박으로 거절한다. 그러나 이미 아버지는 입주한 상태, 어울리지 않는 세 사람의 불편한 동거는 그렇게 시작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틈만 나면 폭풍 잔소리를 늘어놓는 아버지. 변변한 직업도 없고 나이까지 많은 딸의 애인이 마음에 들 리가 없다. 아버지는 경직된 표정과 무뚝뚝한 말들로 시종일관 집안의 공기를 무겁게 만들지만 이토 씨는 아버지를 위한 의자를 사고 그의 모든 이야기를 경청하며 마냥 즐거워한다.
영화는 각종 현실적인 이유들로 점차 해체되어가는 가족의 현실을 담담하면서도 적나라하게 담아낸다. 심각한 취업난에 30대 중반이 되도록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여주인공, 가장‧장남의 책임감과 빡빡한 현실 속에서 쫓기는 듯 살아가는 그녀의 오빠, 40년 넘게 가족을 위해 헌신했지만 아내를 먼저 보내고 나니 자식들은 그저 자신을 짐으로 여기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자식들을 위해 다시금 자신의 길을 찾아 떠나는 외로운 아버지, 따뜻한 심성에도 불구하고 결혼에 실패하고 새로운 사랑을 조심스럽게 시작 중인 돌싱남까지.
모든 캐릭터들은 저마다 현대인의 어떤 상징적인 갖고 있지만 과장되거나 억지스러운 부분이란 없다. 분명하게 정의 내려진 명확한 답도 없다. 코믹 극을 표방하지만 그 웃음은 박장대소가 아닌 따뜻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기분 좋은 웃음이다. 캐릭터의 희화화가 아닌 상황이 주는 자연스러움이 녹아 있고 무엇보다 모든 대사, 메시지, 배경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어 진정성이 느껴진다.
모든 등장인물들의 서로 다른 체온이 오롯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타인의 시선에 개의치 않고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절충하고 꾸려나나
조금씩 가까워지는 이들의 관계를 보다 보면 새삼 잊고 지냈던 가족에 대한 사랑, 꽁꽁 닫힌 마음이 어느새 활짝 열린다.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9분.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