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손진아 기자 |
1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는 tvN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 입장발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 “故 이한빛 PD, 고통스러운 드라마 현장 견디기 어려워 극단적 선택”
대학시절 비정규직 노동자 및 사회적 약자의 현실에 대해 고민해온 드라마 PD라는 직업을 통해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고자 했던 故이한빛 PD는 CJ E&M에 PD로 입사했다. 그리고 드라마 ‘혼술남녀’ 제작부서에 2016년 4월 18일 배치됐다. 6개월 후, 故이한빛 PD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대해 대책위원회는 “故 이한빛 PD는 학교 다닐 때부터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입사한 이후 1년 동안 세월호 가족, KTX 승무원 등에 자기 월급을 털어서 후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들을 위로하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과 다르게 드라마 현장은 혹독한 정글이었다. 고강도 노동, 권위적이고 폭력적이었다. 고인은 고통스러운 현장을 견디기 어려워했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얼마나 고통스러운 밤을 보냈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사망 사건 이후, CJ E&M의 입장은?
故이한빛 PD 사망 사건 조사보고서(2017.04.17.까지 파악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정리, 분석된 보고서)에 따르면 사망 이후 사측은 故이한빛 PD의 근태가 불량했고, 조직 내 불화는 심각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故이한빛 PD의 죽음과 故이한빛 PD의 업무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근무 강도가 특별히 높은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과로로 인한 것도 아니었다. 즉 회사는 이 죽음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대책위원회는 “CJ E&M는 고인의 죽음이 개인이 나약해서 그런 거다, 문제가 많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몇 차례 간담회를 CJ E&M와 가졌지만 CJ E&M는 답변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 사과도 없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게 이 기업에 현실이었다”고 덧붙였다.
유가족은 “시청률을 위해 한 젊은이의 생명은 중요하지 않았다. 인간의 감정을 따뜻하게 했다고 드라마를 홍보하곤 했는데 정말 뻔뻔하다”며 호소했다. 이어 “아들의 삶을 매도한 것과 죽음에까지 몰고 간 것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또 다른 죽음이 나오지 않도록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돌아온 건 전혀 없었고, 반성도 없고 개선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 “사망 원인? 불합리한 제작환경+군대식 조직문화”
대책위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半사전제작형태로 촬영되던 중 갑작스럽게 제작 스태프들이 교체되면서 업무가 당초 예상과 다르게 폭발적으로 늘어난 상황은 ‘혼술남녀’ 제작환경을 심각하게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장시간 노동과 과동한 업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드라마 있는 드라마 제작환경의 특성상 이러한 상황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더욱 힘든 상황을 초래했을 것이다. 나아가 故이한빛 PD의 핸드폰 수발신 내역과 업무 메신저의 내용, 故이한빛 PD와 같이 작업했던 관계자들의 증언들은 심각한 제작 환경, 장시간 노동, 그리고 故이한빛 PD에게 가해진 언어폭력과 괴롭힘을 뒷받침한다.
이에 대해 유가족은 “이런 환경 속에서 만들어진 작품은 누구를 위한 작품이더냐”라며 “우리 아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해 달라”고 눈물을 삼켰다.
#. 대책위원회 “‘책임無’ 주장하는 CJ 행태 규탄,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해야”
대책위는 “故이한빛 PD의 죽음을 조직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나약한 개인의 자살로 이야기하며 책임없음을 주장하는 CJ의 행태를 규탄한다”라며 “故이한빛 PD 사건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열악한 드라마 제작환경에 대한 사회적 제도 개선을 위한 활동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CJ E&M의 공식적인 책임 인정과 사과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필요하면 형사고소도 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대책위는 “당장에 계획은 없지만 유가족과 상의를 해보고 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고 덧붙였다.
故이한빛 PD 모친은 “조문을 거절하면서 제작진에게 두 가지를 요구했다. 우리 아들의 죽음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또 다른 젊은 애들이 PD가 되고 싶어서 들어갔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