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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판 '엽기녀' 오연서가 시청자를 찾는다. 과거 사랑받았던 영화 '엽기적인 그녀' 전지현의 바통을 이어받아 오연서가 똘기충만, 엉뚱발랄 왕실 애물단지 공주로 나선다.
여기에 주원이 자존감 강한 까칠한 도성 남자의 대표주자 견우로 첫 사극에 도전한다. 주원은 걸음마를 떼자마자 사서삼경을 독파하고 10세 때 어전에서 주자어류를 강독해 세상을 놀라게 한 천재라는 설정이다.
'조선의 국보' 견우는 우연히 만난 '만취녀'를 위험에서 구해주지만 변태로 내몰린다. 그 만취녀는 기행을 일삼는 천방지축 망아지 혜명공주다. 두 사람의 만남부터 심상치 않다. 두 청춘은 파란만장 예측불허 로맨스를 벌일 수 있을까. 이들을 둘러싼 궁중 암투도 묵직하게 전개될 예정이라 코믹하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주원은 15일 오후 서울 목동 SBS홀에서 열린 새 월화극 '엽기적인 그녀'(극본 윤효제, 연출 오진석) 제작발표회에서 "'용팔이' 끝난 뒤 대본을 받아 결정할 때 군대 가기 전 마지막 작품이 되겠구나 생각이 들어 좀 더 신중했다"며 "결정적인 이유는 팬들이 내가 사극 하는 걸, 로코 하는 걸 보고 싶어해서 이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왕이면 팬들이 좋아하는 걸 하자는 생각에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엽기적인 그녀'는 군대가기 전 마지막 작품이니 모든 면에서 신경을 많이 썼다"며 "촬영하면서 혹시나 영장 나오면 어쩌나 걱정했다. 스태프 모두 같이 걱정하며 촬영한 기억이 있다. 마지막 작품이니 더 좋은 모습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웃었다.
주원은 내일 입대하는 것과 관련해 "기분이 이상하다. 생각보다 괜찮은 심정"이라며 "얼마 전에는 친구들과 시간 보낼 때 나는 굉장히 즐거운 자리에 있는데 '나는 왜 안 웃고 있지?'라는 생각을 했다. 또 친구들이 '웃어'라고 한 기억이 있는데 굉장히 차분하고 편한 느낌도 있다"고 전했다.
'엽기적인 그녀'는 동명의 영호를 모티프로 한 작품이기도 하다. 주원은 "영화와는 굉장히 다르다. 새로운 드라마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며 "비슷한 점이 있다면 기존 영화에서 관객 뇌리에 박힌 몇 장면을 사극에서 녹여서 했는데 그것과 비교해서 보는 것도 큰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와 달리 16부작이니 16~17시간을 표현했다. 조금 더 시원한 액션도 있다. 묵직한 정치 이야기도 있으니 조금 더 긴장감 넘치는 로코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오연서는 오디션을 통해 뽑혔던 여배우를 대신해 이 작품에 들어오게 됐다. 그는 "이 질문 때문에 제작발표회가 두렵기도 했다. 나만 관련된 게 아니라 오해가 생길 수 있어 얘기하기 곤란했다"며 "오디션을 본 것도 알고 1위 한 사람도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나는 모든 것이 정리 된 뒤 제안을 받았다. 그런 일이 있어서 참여하기 전에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PD님과 얘기도 많이 하고 대본을 읽어봤다. 대본이 좋았고. 상대배우 등등 모든 게 다 좋아서 거절하기 힘들었다"며 "당시 해명하고 싶었지만 영화 '국가대표2' 홍보 중이어서 영화에 누를 끼치고 싶지는 않았다. 지금이 되어서야 뭔가 얘기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연서는 "망가지는 신들은 초반에는 몇 신씩 망가졌다"며 "옆에서 주원씨가 많이 도와줬다. 또 PD님도 워낙 유쾌해서 촬영장에서 더 재미있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보다 더 한 것 같다. 조금 덜 했어야 하나 생각도 든다. 모니터 해보고 후회할 줄 모르지만 즐겁게 찍었다"고 웃었다.
"전지현 선배가 했던 그녀 역할이라 굉장히 부담스럽다"고 한 그는 "하지만 모티프를 따왔을 뿐이고 시대도 다르고 성격도 전혀 다르다"며 "전지현 선배가 연기한 그녀보다 내가 한 그녀는 훨씬 더 노골적인 것 같다. 훨씬 더 망가지기도 하고 감정의 폭도 더 큰 것 같다. 선배가 영화에서 아름답게 나왔다면 나는 조금 더 엽기적인 쪽으로 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짚었다.
이정신이 감찰부를 총괄하는 종사관으로 신중하고 충직한 성격에 화려한 검술, 출중한 무예의 소유자인 강준영, 정웅인이 조정 최고 실권자 좌의정 정기준, 김윤혜가 정기준의 외동딸 정다연, 심형탁이 서글서글한 웃음이 매력적인 춘풍을 연기했다. 이 외에도 조희봉, 장영남, 이시언 등도 힘을 실었다.
오 PD는 드라마 제목을 영화와 동일하게 지은 데 대해 "비슷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을 텐데 말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정면 돌파로 솔직하게 원전을 두고 갔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원작을 토대로 접근했기에 그렇다"며 "영화 '엽기적인 그녀'는 재미있는 영화를 떠나서 한국영화의 클래식이 된 작품 아닌가. 다른 제목으로 피해가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제목은 그대로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때로는 사회를 풍자하고 비판하는 작품도 드라마의 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지만, 또 한 편으로는 잠시 사회나 시대, 각자의 상황을 내려 놓고 오롯이 한시간 동안 집중하고 보여드리는 것도 드라마의 한 역할 같다"며 "본질적으로 이야기에 집중하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 사전 제작이라 미리 대본이 나온 조건도 있어서 가능했던 것 같
지난해 8월부터 올 3월까지 사전 촬영됐다. 사전 제작 참패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엽기적인 그녀'는 '귓속말' 후속으로 오는 29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