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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캔 스피크" 9월 21일 개봉 |
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진행된 영화 ‘아이 캔 스피크’ 언론시사회에는 배우 나문희, 이제훈 등이 참석했다.
‘아이 캔 스피크’는 민원 건수만 무려 8,000건, 구청의 블랙리스트 1호 도깨비 할매 옥분(나문희 분)과 오직 원칙과 절차가 답이라고 믿는 9급 공무원 민재(이제훈 분), 결코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상극의 두 사람이 영어를 통해 운명적으로 엮이게 되면서 진심이 밝혀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YMCA 야구단’, ‘광식이 동생 광태’, ‘시라노: 연애조작단’, ‘쎄시봉’ 등을 통해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공감을 담아냈던 김현석 감독이 이번 ‘아이 캔 스피크’를 통해 자신의 장기인 웃음과 감동을 한층 더 강화해 폭넓은 관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김현석 감독은 “아무 정보 없이 이번 영화의 시나리오를 받고, 휴먼 코미디구나 했다. 그러나 영화 중후반에서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일본군 위안부 소재를 우회적이면서 할머니를 옆에서 지켜보는 우리들의 이야기라 더 끌렸다. 영화를 만들면서 실제 할머니들을 평소보다 더 자세히 보고 조사하다보니까 그때부터 두려워졌다. 초반에 코미디로 가다가 피할 수 없는 메시지가 있는데, 이 부분이 물과 기름처럼 돌지 않게 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연출의 방향을 설명했다.
또한 일본군 위안부 소재의 영화 ‘귀향’과의 차별점에 대해 “‘귀향’은 위안부 소재를 정직하게 다룬 영화다. 감독님의 인터뷰를 보니까 직접 나눔의 집 봉사를 오래하시다가 영화를 준비하셨다고 알고 있다. 진실된 문제 의식에서 출발하신 영화인 것 같다”면서 “‘아이 캔 스피크’는 할머니의 사연을 모르고 관계를 맺은 인물들을 우리라고 생각하고 접근했다. 할머니를 옆에서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각을 더 강조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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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캔 스피크" 나문희 이제훈 사진=MK스포츠 |
나문희는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제가 워낙 자신감도 없고, 소심해서 누구 앞에서 말할 때 어려워하는 편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아이 캔 스피크’ 대본을 받았을 때 ‘내가 말할 수 있다’ 하나로 해방감을 가졌다. 이를 통해 나부터 치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처음에는 몰랐는데, 대본을 읽다보니까 위안부할머니 얘기더라. 읽으면서 ‘그분들이 지옥 속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 캔 스피크’ 고사를 지낼 때 ‘배우로서, 그분들을 위해서 한 몫 하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제훈은 ‘아이 캔 스피크’를 통해 나문희와 호흡을 맞춘 소감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작품을 통해 나문희 선생님을 봐왔었다. 제가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일찍 돌아가시고, 멀리 사셔서 기억이 많이 없다. 존경하는 선생님과 연기를 한다는 것에 대한 설렘도 있었지만 과연 선생님 앞에서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많았다. 선생님을 처음에 뵀을 때 저를 너무나 따뜻한 눈빛으로 맞아주셨는데 제 할머니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정말 아들이나 손주처럼 옆에서 선생님 곁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제훈은 전작 ‘박열’에서 일본어를 자유롭게 구사한데 이어, 이번 ‘아이 캔 스피크’에서는 원어민 수준의 영어 실력을 뽐냈다. 그는 “‘박열’에서는 하나도 모르는 일본어를 해야 하는 고충이 있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영어 대사가 많았는데, 사실 영어는 평상시에도 가볍게 사용하기 때문에 익숙했다”고 말했다.
이어 “캐릭터가 원어민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역할이고, 할머니를 가르쳐야하는 선생님 같은 입장이다 보니까 영어대사를 있어 보이게 하려고 준비를 많이 했다. 거기에 대한 평가는 관객 분들이 해주시지 않을까 싶다. 제 나름대로는 ‘영어를 하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자연스럽게 소통 하네’ 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현석 감독은 “나문희 선생님과 이제훈 덕분에 영화를 만들어 낸 것 같다. 영화가 추석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 가족들과 보는 의미도 있겠지만 영화가 주는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주시고 이번 영화를 통해 주위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아이 캔 스피크’는 9월 21일 개봉된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