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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김태호 PD가 시즌 종영 결정이 수 년에 걸친 고민의 답이라 설명했다.
30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무한도전’ 김태호 PD 간담회가 진행됐다.
김태호 PD는 “’무한도전’은 처음 시작할 때는 정해진 것 없고 기존 방송 화법으로 봤을 때 부적합하다는 사람들이 모여서 좌충우돌 해오던 이야기를 그려 오다가 2008년~2010년 이후 한국에서 가장 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되면서, 시작과 달리 지켜야 할 룰도 생기고, 카테고리가 생기면서 그 안에서 놀아왔던 것 같다”면서 “개인적으로 2010년 넘어가면서부터는 뭔가 색다른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 때 처음 사장님께 시즌제 이야기도 건의했었다”고 말했다.
김PD는 “시즌제를 거론하면 늘 쉬는 얘기가 나오는데, 쉬는 것보다 중요한 건 실제 방송 나갔을 때 만족감 높은 콘텐츠가 전달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무한도전’이 역사와 전통을 함께 하고 시청자들과 익숙해지면서 그 안에서 신선함을 동시에 병행하기가 쉽지 않은 게 있었고, 시스템적으로 어떻게 보완할 지 고민이 컸다”며 “최근에도 멤버들과 회식 자리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었고, 작년 6월에도, ‘무한도전’이 올해 말에 끝나고 내년에 시즌2가 끝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작년 연초에도 무한도전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계속 던져왔었다”고 말했다.
김PD는 “‘무한도전’을 주어로 놓고, 계속 질문을 던져왔던 것 같다. 지금 이렇게 멈추게 된 것도, 쉬겠다는 게 아니라 ‘무한도전’을 어떻게 하면 더 좋게 만들어갈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의 답이 이렇게 결정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PD는 “작년 11월 중순 파업 끝나고 돌아왔을 때도 새로운 사장님과 예능본부장님께 이런 이야기를 했었고, 시스템적으로 더 좋은 환경에서 ‘무한도전’이 제작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파업 기간에도 유재석, 작가와 만나서 내년 봄 개편쯤 이런 시간 만들면 어떨까 고민했는데, 올 2월에 본부장님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셨다”고 말했다.
김PD는 “시즌제도 좋지만 이렇게 종영이라는 표현이 쓰이는 게 상당히 마음이 아팠는데, 한편으로는 지난 13년 동안 내가 잘 했다기보다는 부족함을 느낀 시간이 많았다. 좀 더 스토리텔링 좋은 PD가 맡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왜 이 안에서만 맴돌까. 달리 뻡어나가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을 수 년 전부터 했었다”고 말했다.
김PD는 “멤버들도 갑작스럽다는 표현을 쓰는데, 시청자들로서도 갑작스러울 것 같다. 우리도 지난 3개월이 굉장히 빨리 지나갔다. 한편 그런데, 우리가 무슨 큰 문제가 있어서, 갈등이 있어서 멈추는 건 아니고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모습의 방송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1등 예능도 좋지만, 한 회 한 회 스페셜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송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서 내일을 마지막으로 일단은 마지막 인사를 드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무한도전’은 2005년 ‘무모한 도전’을 전신으로 현재의 타이틀로 거듭나며 리얼 버라이어티 전성 시대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멤버들의 좌충우돌 소소한 에피소드는 물론, 무모한 듯 하지만 숭고한 도전으로 웃음과 감동을 주며 ‘국민예능’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멤버들의 피로도 누적과 아이템 고갈, 일부 멤버 교체 과정에서의 힘겨운 레이스 지속으로 전성기 시절 동력을 잃으며 고군분투를 이어오다 결국 시즌 종영이라는 결단을 내리
‘무한도전’은 29일 마지막 "무한~도전"을 외쳤다. 이날 촬영에서 멤버들은 프로그램 종영 소감과 함께 핸드프린팅 등을 진행했다. 마지막 방송은 31일이다.
‘무한도전’ 종영 후 같은 시간대 후속 프로그램으로는 최행호 PD가 연출을 맡는 음악 퀴즈쇼가 편성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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