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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미니앨범 `디어 미`로 컴백한 백아연은 "스스로에게 편지를 쓰며 마음의 응어리를 푸는 편"이라고 말했다. 제공|JYP엔터테인먼트 |
(인터뷰①에 이어) 긴 호흡보다는 짧은 터치가, 장문보단 단문이 익숙한 시대. 불과 2~3일 전 일도 아득할 정도로 정신없는 하루하루의 반복에 정작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채 일상에 매몰되기 십상인 시대. 하지만 백아연은 누구보다 긴 호흡으로, 정성스럽게 만든 디지털 미니앨범 ’디어 미(Dear me)’를 들고 1년 6개월 만에 돌아왔다.
앨범은 1번 트랙이자 타이틀곡인 ’마음아 미안해’를 시작으로 ’진짜 거짓말’, ’스타라이트(Starlight)’, ’안아줘’, ’말하지 않아도’, ’시간은 돌고 돌아서’까지 여섯 곡으로 채워졌다. 모두 ’백아연표’ 발라드 장르라는 점에서 반갑다. 무엇보다 사랑과 이별 속에서 끄집어 낸 다양한 소재들 가운데에서도 공통적으로 화자의 솔직한 감정을 끄집어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남들에게는 물론, "스스로에게도 솔직하기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백아연은 "나 자신에게 편지를 쓰며" 꾹꾹 담아놓은 스트레스를 푸는 편이다. "글로 두서 없이 써서 정리하고 읽어보다 보면 침착해지고 마음도 정리가 되는 편"이라고.
"집순이라서 평소에도 사람들을 많이 만나기보다는 혼자 생각하고, 혼자 정리하는 편이에요. 특히 음악적인 고민을 나누다 보면 내 속깊은 이야기도 하게 되는 것 같아서, 남에게 이야기하기보다는 일기장에 적어놓거나 혼자서 생각하고 정리하는 편이죠."
백아연은 "일기를 매일 쓰진 않지만 뭘 해도 잠이 안 올 것 같다 싶은, 복잡한 날에 쓴다"며 자신의 일기 스타일을 언급했다. "오늘은 뭐뭐 했다- 가 아니라, ’오늘 너 이랬잖아, 그랬지-’ 이런 식"이란다. 이제보니 백아연에게 일기는, 자기 자신과 이야기 나누는 장(場)이자, 스스로에게 건네는 가장 솔직한 위로였다.
이번 앨범명 ’디어 미’는 스스로에게 때때로 말을 건네고 있는 백아연이 대중을 향해 건네는 손이자 마음이다. 그는 "가사를 쓸 때 시처럼 예쁘게 표현하는 걸 잘 못 한다. 좀 직설적이라고 볼 수도 있는 가사를 쓰는 편인데, 그래서인지 친구랑 대화하는 듯한 느낌이 들게 쓰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아쉽게도 이번 앨범 수록곡 중엔 백아연이 작사로 참여한 곡은 ’스타라이트’가 유일하다. 공전의 히트곡 ’이럴거면 그러지말지’ 같은 자작곡을 이번 앨범에 싣지 못했지만 "그 곡의 성공에 너무 얽매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쓰면 회사에서도 알아봐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미소 지었다.
보컬리스트 백아연의 매력을 꼽으라면 열이면 열 ’도화지 같은 매력의 목소리’를 꼽지만 어느덧 데뷔 7년차인 그의 내면에도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정신이 꿈틀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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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백아연이 "편안한 친구 같은 가수가 되고 싶다"는 데뷔 초 꿈을 떠올리며 눈을 반짝였다. 제공|JYP엔터테인먼트 |
데뷔 연차가 쌓여가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고민일 터. 그는 "예전엔 나와 비슷하거나 내가 되고 싶은 분들의 노래를 많이 들었다면, 요즘엔 나와 반대되는 매력을 가진 분들의 음악을 주로 듣는다"며 이번 앨범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서교동의밤, 김원 등 외에도 이진아의 음악을 플레이리스트로 꼽았다. 또 ’아티스트의 아티스트’로 무수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와의 컬래버레이션 욕심도 드러냈다.
데뷔 이래 가장 큰 도전으로는 뮤지컬 ’신데렐라’ 출연 당시를 떠올렸다.
"사실 뮤지컬 무대에 서본 경험이 한 번도 없는데 주연이 됐고, 그래서 연습할 때 많이 혼났어요. 당시 연출님께서 ’깨끗한 도화지인 건 좋은데, 거기에 너에게 뭘 입혀줘야 할 지 모르겠다’고도 말씀하셨죠.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도전했고, 정말 바보 같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그런 큰 도전, 큰 무대를 해냈기 때문에 지금 노래할 때 어떻게 감정을 실을 지,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더 알게 된 것 같고, 어떤 무대에 서더라도 덜 떨리게 되는 것 같아요. 뮤지컬은 불러만 주신다면 언제든 또 도전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발라드나 미디엄템포를 뛰어넘은 ’장르 파괴’ 욕심도 드러냈다. "윤하 씨의 노래를 보면 록적인 부분도 있는데 그렇게 노래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고 들었어요. 힘도 많이 필요하고 테크닉도 그렇고요. 열심히 연습해서 저도 그런 파워풀하고 당당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노래를 해보고도 싶어요."
2012년 데뷔 전 백아연이 꿈꿨던 7년차 가수의 모습은 현 시점 백아연과 어느 정도 닮아 있을까. 그는 "어떤 가수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항상 ’친구 같이 편안한 가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는데, 내가 부른 노래들이 많은 분들에게 공감을 드리고,
"친구가 고민을 얘기했을 때,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것보다, 그냥 내가 얘기하는 걸 들어주기만 해도 위로가 될 때가 있잖아요. 잘 들어주는 친구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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