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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가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라는 뚜렷한 정체성으로 수목극 경쟁 구도에서 한 축을 제대로 꿰찼다.
'붉은 달 푸른 해'는 의문의 아이, 의문의 사건과 마주한 한 여자가 시(詩)를 단서로 진실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첫 방송부터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드라마는 22일 3~4회에서 다시 한 번 극강 몰입도를 보여주며 시청자를 홀렸다.
방송에서는 살해사건 용의자로 추측됐던 전수영(남규리 분)이 실제로는 형사라는 사실과 차우경(김선아 분)의 딸 은서가 사라졌다가 이은호(차학연 분) 곁에서 발견되는 등 의뭉스러운 스토리가 전개됐다.
또 뱃속 아이를 유산한 차우경이 상담을 하던 남자아이로부터 정신적 충격을 받는가 하면, 남편 김민석(김영재 분)의 불륜을 목격한 뒤 폭주하는 장면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과정에서 차우경은 계속해서 의문의 녹색 원피스를 입은 아이를 보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강지헌(이이경 분)이 맡게 된 사망사건 사망자의 아내 동숙(김여진 분)의 등장은 '붉은 달 푸른 해'의 하이라이트였다. 밑바닥 인생을 살아온 동숙은 남편이 죽기를 바라기라도 했다는 듯, 시체와 함께 발견된 현금다발에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는가 하면, 보험증서에 적힌 사망보험금을 확인한 뒤 딸 앞에서 섬뜩한 웃음을 보이며 소름 돋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 과정에서 '붉은 달 푸른 해'를 관통하는 큰 줄기인 시도 추가로 등장했다. 전날 방송분의 '보리밭에 달 뜨면 애기하나 먹고'에 이어 '짐승스런 웃음은 울음같이 달더라'는 대목이 등장한 것. 아직까지 시와 사건이 어떤 연관성을 갖고 전개되고 있는지, 각 인물들이 어떤 전사(前史)를 갖고 있는지 제대로 펼쳐보여지지 않은 가운데 사건과 캐릭터가 쫀쫀하게 얽히고설키며 몰입도를 높였다.
김선아, 김여진이 보여준 폭발적인 열연도 단연 돋보였다. 평범한 줄 알았던 차우경이 지닌 마음의 상처, 그 속내를 좀처럼 분간하기 어려운, 동숙의 '짐승같은' 웃음을 김선아와 김여진이 흡입력 있게 보여준 것. 충격적 엔딩과 함께 막을 내린 '붉은 달 푸른 해'에 대해 시청자들은 "수목은 너로 정했다"며 호평을 쏟아냈다.
다만 난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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