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배우 김혜윤은 `SKY캐슬` 강예서 역으로 단숨에 무명생활을 청산했다. 사진| 강영국 기자 |
드라마 'SKY캐슬’의 신데렐라는 배우 김혜윤(23)이었다. 김혜윤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강예서’ 역을 맡아 데뷔 7년 만에 단숨에 무명을 탈출했다. 김혜윤은 드라마 한 편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남기며,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큰 사랑을 받았다. 마지막회까지 염정아, 김서형 등 대선배들 사이에서도 흔들림 없는 당찬 연기를 선보이며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지난 1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SKY캐슬’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사는 SKY 캐슬 안에서 펼쳐지는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온 국민의 관심사인 '교육'을 중심으로 풀어낸 리얼 코믹 풍자극.
김혜윤은 극중 강준상(정준호 분), 한서진(염정아 분) 부부의 첫째 딸이자 서울대 의대를 목표로 노력하는 악바리 여고생 '강예서'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이 드라마로 “우리 예서, 서울의대 가야 돼”를 외치는 전국의 수많은 ‘예서맘’들이 생겨났고, 예서 머리띠, 예서 책상 등 소품들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화제를 모았다.
김혜윤은 종영 후 가진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소감을 묻자 “이렇게 사랑을 많이 받을 줄 몰랐다”면서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저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이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지난 2013년 KBS2 드라마 ‘TV소설 삼생이’로 데뷔한 김혜윤은 여러 작품을 거쳐 ‘SKY캐슬’로 드디어 빛을 봤다. 드라마 출연 후 난생 처음 광고도 찍었고, 대형 기획사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김혜윤은 싸이더스HQ에서 장혁, 김우빈, 조보아 등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예서’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서울 의대에 진학하겠다는 강렬한 목표 아래 전교 1등 ‘혜나’(김보라 분)를 미워하는 등 이기적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자기애가 강한 캐릭터였다. 그러나 혜나가 추락해 죽은 이후 죄책감에 시달리는 등 변화된 연기를 보여줬다. 김혜윤은 심경 변화를 표현하기 위해 '머리띠'를 떠올렸다고 한다.
“감독님과 얘길 나눴을때 ‘예서가 서울 의대에 너무 목매단 애처럼 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어요. 예서라는 인물이 매력적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엄마 앞에서는 한없이 사랑스럽고 애교도 많은 딸이지만, 한편으로는 할 말 다 하는 아이로요. 의도와 다르게 질타를 받기도 했지만, 다행히 우주를 좋아하는 모습이 그려지면서 시청자 분들도 예서의 순수한 면을 봐주시더라고요. 초반에는 조금만 화가 나도 짜증을 크게 내는 등 예민한 모습을 보이다가 혜나의 죽음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 |
↑ 김혜윤은 오디션 당시 `예서`보다 강렬한 `혜나` 역에 더 끌렸다고 말했다. 사진| 강영국 기자 |
“오디션은 혜나와 예서, 모두 준비했어요. 저는 사실 처음 오디션 볼 때 '혜나'의 악바리 근성 같은 면들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감독님은 절 예서라 생각하셨죠. 이후 대본까지 상황을 알고 계셔서 그렇게 정하신 것 같아요.”
예서는 '밉상'일 수 있는 캐릭터였으나 리본 머리띠 덕분에 일본 산리오의 캐릭터 ‘마이멜로디’와 닮았다는 평을 얻으면서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란 반응이 나왔다. 머리띠는 그의 아이디어였단다. 하지만 혜나의 사망 이후 예서는 머리띠를 빼고 달라진 예서를 보여준다.
“예서는 보복을 하거나 해코지를 하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영악하고 똑부러져 ‘어른 찜쪄먹는’ 혜나에 밀린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었어요. 아무리 싸워도 귀엽다는 반응이 나오면서 제가 연기를 잘못하고 있나 싶기도 했죠. 그래서 혜나의 죽음이 큰 사건이기도 해서 머리띠를 빼기로 했어요. 예서의 감정에 더 집중하려고 액세서리를 다 빼고 연기했어요.”
극중에서만 라이벌이었을뿐, 김혜윤과 김보라는 촬영장 절친이었다. 김혜윤에게 김보라는 마음을 의지할 수 있는 언니고, 동료였단다.
“촬영장에서 제일 재미있는 사람이 보라 언니였어요. 언니가 예서 집에 들어오면서 같이 촬영하는 시간도, 사건도 많아지면서 급격히 친해지게 됐죠. 언니가 성격이 좋고, 장난을 많이 치면서 쉽게 친해진 것 같아요. 단, 진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있어야 했죠. 혜나와는 싸우는 장면밖에 없으니까 사이 좋은 모습이면 안되잖아요. 볼 깨물고 연기 한 적도 있어요. 웃지 않으려고요.”
'쓰앵님' 김주영(김서형 분)과 호흡을 가장 많이 맞추기도 한 그는 “참 잘 챙겨주시더라”며 김서형과 촬영 뒷이야기를 전했다.
“예서가 김주영 선생님을 처음 만난 게 명상실이에요. 선배님이 머리, 메이크업, 옷 등을 다 갖춘 ‘김주영’으로 계셔서 처음에는 무섭고 긴장도 많이 됐어요. 그런데 현장에서 '언니가 핫팩줄게' 하시면서 친절하게 다가오시더라고요. ‘캐릭터와 정말 다르구나’ 느껴졌어요. 또 19화에 나온 스티커 사진을 촬영 중반에 홍대에서 찍었는데 언니랑 동생처럼 나오더라고요. 예서로서는 ‘내가 김주영 쌤과 왜 이런 걸 찍지?’ 정체성 혼란이 잠깐 오기는 했지만 너무 즐거웠어요.”
엄마로 출연한 염정아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김혜윤은 “경력이 어마어마한 그런 대선배님들이신데, 다들 잘해주시고 친절하셨다”면서 특히 염정아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했다.
“드라마 속에선 문제 있는 집안들이 많잖아요. 근데, 현실에서는 다들 너무 친절하고 배려심이 깊으시죠. 엄마
ksy70111@mkinternet.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