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현실을 만든다.’
환장의 짝꿍들이 일군 환상의 하모니다. 신선한 얼굴에 숨은 내공은 더 반가운, 뉴 페이스들의 신선한 범죄오락물, ‘양자물리학’(감독 이성태)이다.
영화는 ‘생각이 현실을 만든다’는 양자물리학적 신념을 인생의 모토로 삼고 고군분투해 온 유흥계의 화타 ‘이찬우’(박해수)의 짠내나는 생존기다.
어느 날 업계 동료의 영업장에서 우연히 유명 연예인의 마약 파티를 목격하게 된 그는 오랜 지인인 범죄정보과 계장 ‘박기헌’에게 정보를 흘린다. 단순히 난잡한 파티라고만 생각했던 현장, 하지만 그 안에는 유명 연예인보다 더 위험한 인물이 포함돼 있었다. 결국 검찰, 정치계까지 연루되며 판은 한 없이 커지고 예상치 못한 위기가 그를 조여 온다.
단순하지만 단단한 뼈대 위에 매력적인 잔가지들을 촘촘히 이어 붙여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박해수, 서예지, 김상호, 임철수, 현봉식, 박광선, 이창훈, 변희봉, 김응수, 최태준, 김영재 등 스크린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배우들의 구멍 없는 열연이 빼곡하게 잎을 형성하고 곳곳의 예측불허 케미가 사정없어 터져 나온다. 군더더기 없는 전개와 담백한 편집, 부분이 아닌 전체의 밸런스에 집중한 메가폰 덕분에 처음엔 다소 낯설고 오글거리던 ‘양자물리학’의 세계관에도 어느새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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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많은 작품들이 매력적인 전반부에 비해 중반부 이후로 급속도로 힘을 잃고 허무하게 끝맺음하는 것과 다르게, 영화는 심심한듯 소박하게 시작해 중반부를 넘어서부터 제대로 속도를 내 막판 스퍼트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겉멋뿐인 ‘변칙’보단 알찬 ‘정석’을 따른, 근례 보기 드문 ‘끝 맛’이 일품인 오락물이다.
다만 영화의 옥에 티는 쓸데없이 거리감을 부르는 제목과 잔가지를 마치 뿌리인양 포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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