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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강영국 기자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최수종 하희라 부부까지 올해의 아름다운예술인상의 수상자들의 밤은 빛났다.
6일 오후 서울 중구 마른내로 명보아트홀에서 제9회 아름다운예술인상 시상식이 열렸다. 임백천 신재이가 진행을 맡았다. 신영균 설립자를 비롯해 문화 예술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재단법인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이사장 안성기)이 주최하는 아름다운예술인상은 지난 한 해 가장 뛰어난 활동 업적을 남긴 영화와 연극 예술인과 기부 활동 등 선행으로 귀감이 되는 예술인을 선정, 각 부문 2천만 원씩 총 1억 원의 시상금과 상패를 수여한다.
올해는 5개 부문 수상자로 영화예술인 부문 봉준호 감독, 공로예술인 부문 김지미 배우, 연극예술인 부문 정동환 배우, 굿피플예술인 부문 최수종·하희라 부부, 신인예술인 부문 김보라 감독이 선정됐다.
시상에 앞서 안성기 이사장은 “모든 것이 10년이 되어야 인정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우리 재단도 내년이면 10년이 된다. 그럼 인정을 받고 안정적인 재단 운영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며 “장학 사업, 젊은 영화인을 지원하는 필름 게이트 사업 등을 하고 있다. 내년엔 젊은 영화인을 지원하는 필름게이트 쪽에 집중해서 젊은 영화인들에게 용기를 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올해 한국영화가 100주년이다. 저와 김지미 선배님은 62년이 됐다. 김지미 선배님과 데뷔 동기다.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 먼 시간이 아닌 것도 같다. 우리 재단도 100년을 향해 달려가겠다. 50년 달려가 보겠다”고 말했다.
영화예술인 부문 수상자인 봉준호 감독은 2000년 영화 ‘플란다스의 개’로 연출활동을 시작해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설국열차’ 등 작품을 통해 1000만 관객의 성과와 작품의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올해 ‘기생충’으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쾌거를 이뤘다. 봉준호 감독은 해외 일정으로 불참했다.
송강호는 “아카데미는 좋은 소식을 접하고 있고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봉준호 감독이 대리 수상을 부탁하면서 미안했는지, 상금을 떼서 소정의 금일봉을 하사하겠다는 달콤한 제안을 해서 여기 오는 발걸음이 가벼웠다”며 “박소담도 오는 거였는데 급한 일이 있어서 빠지게 됐다. 그래서 금일봉을 네 명이 나눠봤기로 했는데 저희 세 명이 받게 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봉준호 감독님이 선배님들이 주신 상을 받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앞으로도 한국 영화를 빛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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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은 해외에서 영상으로 수상 소감을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2019년 아름다운 예술인상 수상이 큰 영광이다. 그 자리에서 그 영광을 나눠야 하는데 영상으로 인사드리게 돼서 죄송하다. 지난 10월부터 해외 스케줄이 이어져서 직접 찾아뵙지 못했다. 너그럽게 양해해달라. ‘기생충’에 빛낸 송강호 박명훈, 곽신애 대표가 참석한다. 부럽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25년 전에 1994년도에 백색인이라는 처음 찍은 단편으로 장려상을 받은 적이 있다. 영화를 해보겠다고 단편을 만들고 덤비던 시기였는데 가장 처음 격려해준 것이, 훗날 스승이 된 박정호 감독이었다. 긴 인연이 있다. 25년이 지난 오늘날 신영균 문화재단의 상을 받게 된 게 길고도 의미 있는 인연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도 예술인상을 통해 고난 속에 전진해가는 많은 예술인들이 힘을 받고 응원을 받을 수 있는 시상식으로 자리매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공로예술인 부문의 김지미 원로배우는 1957년 영화 ‘황혼열차’로 데뷔해 1960년대와 7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의 중심에서 ‘춘희’ ‘장희빈’ ‘길소뜸’ ‘토지’ ‘명자 아끼꼬 쏘냐’ 등 700여 작품에 출연했다. 영화사 지미 필름을 설립해 제작 활동을 하는 등 한국영화 발전에 일생을 바쳤다.
김지미는 “감사하다. 오늘 이 자리에 오니까 그리웠던 분들, 보고 싶었던 분들을 만나서 상을 탄 것보다 그분들을 볼 수 있어 기쁘다. 화면에 나온 걸 보니까 영화인협회 이사장, 제작도 했고 여러 일을 했지만 영화계에 빚을 갚기 위해 했다. 많은 분이 희생했고 절 도와줬다. 그래서 배우가 됐다. 그렇게 오늘날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인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해서 그런 자리를 앉았다. 그러나 배우의 원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오늘날까지 배우밖에 한 게 없다. 영화계에 머물다 가는 게 저의 전부다. 오늘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고백했다.
연극예술인 부문의 정동환 배우는 1969년 연극 ‘낯선 사나이’로 연기 활동을 시작해 영화와 TV드라마에서도 연기 예술인으로 폭넓은 활동을 해왔다. 올해 50주년 기념작품이기도 한 연극 ‘우리가 서로 알 수 없었던 시간’ ‘고도를 기다리며’로 많은 관객의 갈채를 받았다.
정동환은 “귀한 자리에 서게 해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 저같이 연극 하는 사람들도 이런 귀한 자리에 서게 해준 재단에 감사하다”며 “연극은 어렵고 힘들고 보상은 없다. 그게 인생인지 모르겠다. 척박한 환경에서 연기하는 선생님들 선배님들에게 감사하다. 현장에서 고생하는, 대가 없는 일을 하는 연극계 선생님 선배님 동료들, 손숙 이순재 김혜자 선배님들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선행부문인 굿피플예술인 부문은 지난해 유지태·김효진 부부에 이어 올해는 최수종·하희라 부부가 꼽혔다. 이들 부부는 연기 활동으로 분주한 일정 속에서도 국내외 자선단체의 홍보대사로 앞장서면서 봉사 정신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예술인 부부로 모범을 보였다.
무대에 오른 하희라는 “너무 감사드린다. 이 자리에 설 자격이 있을까 생각했다. 항상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 좋은 영향력을 끼치려고 노력했다. 20대에는 나만을 생각했다면 30대에 들어서면서 우리라는 생각을 했다. 그 우리에는 가족 친지뿐만 아니라 더 넓은 의미의 다른 분들도 우리에 포함됐다. 열심히 하겠다. 최수종 씨가 하자고 하면 했다. 오늘의 이 자리는 남편 덕분이다. 정말 감사하다. 더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최수종은 “하희라가 계셨기에 제가 있다. 한마디를 해도 호응을 안 해주고 박수를 쳐 주지 않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 이런 자리가 없었을 거다. 선배님의 길을 따라서 그 발자취를 따라서 선한 영향력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인예술인 부문의 김보라 감독은 2011년 단편영화 ‘리코더 시험’으로 14회 청소년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장편영화 ‘벌새’로 베를린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영화제에 초청돼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김보라 감독은 “이렇게 귀한 상을 받게 돼서 감사하다. 뭐라 말할 수 없는 기쁨이 느껴진다. 영화를 만들면서 처음에는 혼자 애를 쓰다가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영화는 혼자 만드는 게 아니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벌새’로 해외 영화제를 갔는데, 한국영화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어떻게 좋은 영
시상식이 끝난 후 명보아트홀 광장에서는 지난해 8회 수상자인 김용화 감독과 신동석 감독, 전무송 배우와 유지태·김효진 부부의 핸드프린팅 설치 기념 행사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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