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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명량’(감독 김한민, 누적관객 17,615,658명)으로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지만 그 이후로 연일 부진이다. ‘국민배우’ 최민식을 두고 하는 말이다.
대작 ‘대호’(2015)로 크게 흥행 참패를 맛본 뒤 ‘특별시민’(2016) ‘침묵’(2017)까지 줄줄이 고전을 면치 못하며 민망한 성적으로 퇴장, 2019년의 연말대전 ‘빅3’ 중 하나인 ‘천문: 하늘에 묻다’로 야심찬 도약에 나선다. 과연 그는 이름값에 걸 맞는 화려한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까.
오는 26일 개봉하는 ‘천문’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 세종과 관노로 태어나 종3품 대호군이 된 천재 과학자 장영실의 이야기를 담은 사극 영화다.
실제로 두 사람은 같은 꿈을 꾸며 신분의 격차를 뛰어넘고 많은 시간을 함께 한다. 그 결과 조선의 과학 발전에 큰 역할을 하지만 세종이 타는 가마 ‘안여’(임금이 타는 가마)가 부서지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세종은 장영실을 문책하며 궁 밖으로 내치고 그 이후 장영실은 자취를 감추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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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나무’에서 이미 울림 있는 세종 연기를 펼친 한석규가 다시 한 번 세종을, 대중성과는 별개로 꾸준히 변화무쌍한 도전으로 식지 않은 열정을 보여주고 있는 최민식이 장영실을 맡았다. 여기에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덕혜옹주’ 등으로 ‘멜로의 거장’으로 불리는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특히 최민식은 장영실을 자신 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한석규와 남다른 브로맨스를 선보였다. 두 남자의 케미가 진한 감동을 넘어 다소 묘한 분위기까지 느껴진다는 농 섞인 평이 나올 정도.
최민식은 “남자나 여자나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큰 은총이고 행복이다. 장영실은 나를 알아주는 세종에 대한 존경심, 무한한 애정, 무한한 충성이 있었을 것”이라며 “‘얼마나 행복했을까’를 내내 생각했다. (세종이) 글자를 만드실 때 자신을 멀리하는 것에 살짝 어린아이처럼 질투하는 장면이 있는데 장영실은 임금의 곁에서 능력을 뽐내고 인정 받고 도와드리고 싶어 하는 무한한 애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존경을 넘은 황홀겨이 아니었을까 싶다. 촬영 당시 눈 코 잎 목젖까지 하나하나 임금의 얼굴을 살펴보는 장면도 있었는데 과감히 편집됐더라. 묘한 늬앙스로 느껴지는 건 성적인 그런 것이 아니라 정말 내가 흠모하는 사람. 성심을 다해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마음 때문일거다. 그것이 이 영화에서 장영실이가 보여줘야 할 표현해야 할 주된 목적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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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작품마다 전혀 다른 장르로 다채로운 변화를 뽐내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연이은 부진으로 고전 중인 최민식이 이번에는 제대로 부활할 수 있을지, 역대급 새로운 연기의 결에 어떤 평가를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천문’은 오는 26일 개봉한다.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