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건강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지만 안질환도 유전에 의해 발병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몸이 1000냥 이면 눈이 900냥’이라는 말이 있듯이 눈 건강은 매우 중요하지만 실제로 눈 건강 관리나 안질환에 대해서는 소홀히 대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이로 인해 가벼운 안질환을 악화시키거나 유전적인 질환을 미처 발견하지 못해 실명에 이르는 경우도 발생한다.
특히 유전으로 인한 실명 질환은 가족력이 있는 만큼 미리 점검하고 조기에 관리하는 것이 큰 질환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는 방법이다. 설 연휴 기간 부모님의 눈에서 발견된 눈의 이상 증상이 유전적인 질환은 아닌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 커튼 눈 증후군, 눈꺼풀이 자꾸 감겨
눈꺼풀이 자꾸 감기고 피로감이 쉽게 오며 시야에 불편이 느껴진다면 ‘커튼 눈 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커튼 눈 증후군은 눈꺼풀이 마치 커튼이 드리워진 것처럼 처지면서 눈동자를 덮는 현상을 말하며 90%이상 유전적으로 발병한다. 초등학생 때부터 20대가 지나기까지 사람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가 다르다. 눈을 뜨면 눈꺼풀이 눈동자를 덮어 눈이 작아 보이고 시야도 확보되지 않아 약시를 만들게 된다.
눈꺼풀이 커튼처럼 눈을 덮는 커튼 눈 증후군이 지속되면 자연스레 눈썹을 치켜 올리며 이마로 눈꺼풀을 들어 올리는 버릇이 생기게 된다. 이때 이마의 주름이 깊어지고, 눈을 뜰 때 마다 이마에 힘을 주고 눈썹과 눈꺼풀을 들어 올려야 하기 때문에 이마의 상하 움직임이 점점 커져 이마의 주름과 눈썹, 눈꺼풀의 처짐이 가속화될 수 있다.
커튼 눈 증후군은 치료가 늦어질수록 이마에 주름이 깊게 생기고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치료받는 것이 좋다. 가족 중에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거나 이마로 눈꺼풀을 들어 올리는 버릇이 있다면 전문 안과 병원에서 검진을 받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 아벨리노 각막 이상증, 870명 당 한 명 꼴로 발생
대표적으로 주의해야 하는 유전 질환으로는 우리나라 인구 870명당 한 명 꼴로 나타나는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이다.
눈동자의 각막 표면에 염증 없이 흰 점이 생기면서 시력이 떨어지고 결국 실명에 이르게 되는 질환으로, 부모 중 한 사람이 아벨리노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면 자식에게 유전될 확률이 높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보통 10세 이전에 발병하는데 증상의 진행 속도는 개인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확실한 검사를 통해 정확한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완치법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아벨리노 DNA검사를 통한 발견이 더욱 중요하다.
특히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평소 증상이 나타나지 않다가 시력교정술이나 외상 등으로 각막에 자극이 갈 경우 급격하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검사를 통해 질병 유무를 확실히 파악하는 것이 안전하며 혹시 진단을 받았다면 가급적 눈에 자극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레버씨 시신경 위축증, 통증 없이 시력 악화
통증 없이 시력이 악화돼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레버씨 시신경 위축증’도 주의해야 할 유전병이다.
이름도 낯선 ‘레버씨 시신경 위축증’은 주로 젊은 남성에게 나타나며 어머니를 통한 모계유전 또는 우발적으로 발생한다. 약 50%에서는 한쪽 눈의 시력 상실 후 서서히 반대편 시력도 상실하게 된다.
눈앞이 흐릿하고 뿌옇게 변하는 현상이 나타난 후 짧은 시간에 시력을 잃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질환의 정확한 발생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시신경 세포 에너지 생산과정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세포가 파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별한 전조증상이 없기 때문에 가족력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전문 안과 병원에 들러 임상검사와 유전학적 검사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또 담배와 음주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가급적 금연과 금주를 하는 것이
김진국 강남밝은세상안과 대표원장은 “눈에 나타나는 유전 질환은 출생 직후 조기 검사를 통해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어릴 때 무심코 지나쳤다가 자칫 치료시기를 놓치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가족력이 있거나 유전 질환이 의심될 만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전문의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