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이 차를 실제로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전세계에 단 300대만 생산됐고 차량 가격은 175만달러(약 19억원)나 되기 때문이다. 그마저 옵션을 제외한 '깡통차'의 가격이다.
더구나 실제로 이 차를 도로에서 마주했다 해도 정확히 보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 이 차는 시속 400km가 넘는 최고속도를 내기 때문에 미처 알아채기도 전에 눈앞에서 사라졌을지 모른다.
지구상에서 가장 비싸고 가장 빠른 차인 부가티 베이론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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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티는 올해로 104년이 된 오래된 자동차 회사다. 부가티의 창업자인 에토레-부가티(Ettore Bugatti)는 1881년 이탈리아 밀라노의 유서 깊은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족들은 조각가, 화가 등의 순수미술에서부터 가구 디자인, 보석 공예, 건축설계 등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재능을 발휘했다. 자연스레 에토레도 예술적 재능을 발휘하지만 그의 관심은 자동차에 쏠렸다.
그러다보니 부가티의 차는 예술과 기술의 조화가 핵심이 됐다. 예술적 가치를 논할 정도로 아름다우면서도 모터스포츠를 휩쓸며 높은 기술력을 자랑했다. 유럽의 각종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휩쓸었고 기술력은 점차 발전해 항공 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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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1998년 폭스바겐은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과 경쟁할 고급차 브랜드가 필요했고 부가티를 부활시킨다. 폭스바겐은 처음 계획과 달리 많은 시도를 감행했고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고성능 슈퍼카 브랜드로 부가티를 우뚝 세운다.
◆ 최상위 슈퍼카 베이론, 심장크기부터 남달라
부가티 베이론은 2005년 모습을 드러냈다. 1930년대 부가티의 전설적인 카레이서인 피에르-베이론(Pierre Veyron)의 이름을 물려받았다.
베이론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엔진이다. 요즘은 슈퍼카 제조사마저 터보 차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도입하며 다운사이징을 하고 있는데 부가티는 여전히 W16 터보 엔진을 고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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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론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슈퍼 스포츠카가 되기 위해 속도의 한계를 넘어야 했다. 부가티는 단순히 빠른 차가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여야 했다. 그래서 아직 누구도 가보지 못한 시속 400km에 도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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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정지 상태에서 400m까지는 9.9초가 걸린다. 100m를 2.5초에 통과한다는 계산이다. 800m까지는 16.4초, 1600m까지는 25.9초가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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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티 엔지니어들은 베이론을 제작하며 여러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타이어 문제는 심각했다. 타이어는 부가티가 직접 개발에 나설 수 없는 영역이며 타이어 업체 또한 시속 400km를 견딜 수 있는 양산형 타이어를 만들어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부가티에는 미쉐린에서 개발한 전용 타이어가 장착된다. 일반 승용차의 타이어는 기계를 통해 30초에 한개 꼴로 찍혀 나오지만 베이론의 타이어는 제작에 최소한 1시간 이상 소요된다. 여기도 항공기술이 적용되며 시속 450km 정도까지 견딜 수 있게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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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400km로 달릴 경우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진다. 최고속으로 주행하면 15분만에 타이어를 교체해야 한다. 하지만 그전에 연료가 먼저 소진되니 터질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다만 주유 할 때마다 1800만원짜리 타이어를 교체해야 하는게 '함정'이랄까.
◆ 부가티, 더욱 완벽한 베이론을 준비 중
부가티는 고객들의 요청에 따라 2009년에는 오픈카 ‘그랜드 스포츠’를 내놓았고 2010년에는 가장 빠른 베이론인 ‘슈퍼 스포츠’를 출시했다. 베이론 슈퍼 스포츠의 최고출력은 1200마력(ps)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2.2초, 최고속도는 시속 431km다.


하지만 갑자기 베이론을 구입하고 싶어졌더라도 새차를 구입할 수는 없겠다. 이미 생산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부가티는 이르면 올해안에 베이론을 대체할 새로운 슈퍼카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자세한 사양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동안 단점으로 지적받던 무거운 차체를 개선해 더욱 빠르고 민첩한 차를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김상영 기자 / young@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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