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보기술(IT) 업종에 근무하는 함윤아(가명·29세)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변비 때문에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볼 때마다 곤욕을 치렀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설사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탈수현상까지 겪었다. 함 씨는 배변 습관이 오락가락하자 병원을 찾았고 '대장암'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함 씨처럼 변비나 설사의 증상이 바뀌거나 변보는 횟수가 늘어나는 등 배변 습관에 변화가 생겼다면 대장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실제 장내에 대장암세포가 존재하는 경우 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고 설사를 하다가 다시 변비로 바뀌는 대변습관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배변 습관의 변화 뿐 아니라 혈변, 동통 및 빈혈 등이 동반된다면 대장암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대장암은 대장 점막에서 악성 종양이 발생한 것으로 주로 기름진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서구에서 많이 나타나 '선진국 암' 또는 '서구 암'으로 불린다. 하지만 지난해 우리나라가 북미와 유럽을 제치고 대장암 발병률 1위라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최근 고려대 구로병원이 국제암연구소(IACR)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우리나라의 대장암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 당 45명으로, 조사 대상 184개국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세계 평균인 17.2명과 아시아 평균 13.7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대장암 초기에는 설사나 변비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증상이 나타나다보니 암인지 모르고 무심코 병을 키우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또한 변을 볼 때 피가 발견되는 직장출혈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치질로 혼동해 방치해버리기 쉽다.
대장암은 일단 진행되면 다른 암보다 암세포의 증식이 빠르고 말기 생존율이 낮다.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진단을 통한 처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정부에서는 대장내시경을 50대부터 연 1회 이상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20대 젊을 때부터 내시경 등을 통해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대장 내 용종을 제거해 암 예방에 적극 나서는 추세다.
실제 대장 내시경을 통해 발견된 용종을 자주 제거하면 대장암을 예방하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그만큼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관심을 갖고 주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물론 용종이 무조건 암으로 발전되는 것은 아니다. 대장암은 정상 대장점막에서 초기선종, 진행선종의 단계를 거쳐 대장암으로 발전하는데, 일반적으로 10년에서 18년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정상 대장점막세포가 용종으로 변하는 데 7~10년, 용종이 암으로 진행하는데 3~8년이 걸린다. 이 때문에 대장암은 조금만 관심을 갖고 정기적 검사를 받는다면 전암 단계에서 발견시 100% 치료가 가능한 암이다.
강윤식 기쁨병원 대장내시경센터 원장은 “용종이 한 번이라도 발견된 사람은 꾸준히 정기 검사를 통해 용종을 제거해야 한다”면서 “일부 용종은 출혈, 점액 분비물, 배변 습관의 변화 등을 유발함으로 해당 증상이 있는 경우 내시경 검사를 즉시 받아보는 것이 암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장암은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용종이 발견되지 않아 안심했던 사람에게서 불연 듯 나타나는 경우도 많아 젊을 때부터 정기적인 대장내시경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내달 24일 양재 aT센터 제2전시관에서 열리는 ‘제6회 암엑스포&건강페스티발’에서는 대장암 명의로부터 최신 의료기술과 예방법, 건강 유지 비결 등 건강강좌 시간을 통해 만나
[ 김대중 매경헬스&올헬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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