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간소화 지침..정책과제.야전부대 검열 축소
이른바 '행정군대'를 지양하는 김관진 국방장관의 군 개혁에 시동이 걸었다.
관료적 풍토를 타파하고 전투형 군대로 거듭나자는 김 장관의 지휘지침에 따라 군 당국은 행정간소화 정책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국방조직과 업무체계 전반에 걸쳐 잔존하는 행정주의 및 관료주의적 불합리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국방부 관련 부서와 합동참모본부, 육.해.공군에 행정간소화 지시를 하달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지시는 군 수뇌부의 결심 요구사항이 지나치게 많아 지휘부가 정책구상에 집중하기 어렵고 군에 부여된 정책과제도 과다한 데다 야전부대 역시 서면위주의 보고 지시로 행정부담이 크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다.
특히 야전부대 지휘관들은 잦은 회의 소집과 중복적인 검열.감사.지도방문 등으로 교육.훈련에 집중하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실정이다.
국방부는 연말까지 야전부대의 행정소요를 50%까지 감축하는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우선 각종 감사와 검열, 지도방문계획을 단일부서에서 연간계획으로 통제하도록 했으며, 육.해.공군 본부로 하여금 대대급 이하 제대의 행정부담사례를 조사해 개선책을 수립하도록 했다.
국방부가 수행 중인 국정과제(22개), 연두업무보고과제(19개), 국방과제(43개), 녹색성장과제(23개) 등 과다한 정책과제도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유사 정책과제를 통합하고 과시성 과제를 폐지하기로 군 당국이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또한 행정간소화를 위해 위임전결 규정을 대폭 개선하고, 전결사항을 장.차관에게 보고 때는 결재란을 폐지하고 전자결재시스템상 '메모보고'를 활용하도록 했다.
보고서는 1장 이내 결론 위주로 작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공식문서로 결재가 필요한 사항은 최대한 전자문서 결재원칙을 준수하도록 했다.
참고 위주의 비대면 보고를 축소, 폐지하는 대신 주요 간부들이 참여하는 조찬간담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김 장관은 취임 이후 매일 오전 7시30분에 주요 간부들과 아침식사를 하면서 현안을 보고받고 필요한 사항을 토의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런 내용의 행정간소화 지침을 제도화하기 위해 이달 중 국방부 훈련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하는
김 장관은 지난 4일 취임식에서 군에 내재된 관료적인 풍토를 쇄신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취임사에서 "조직과 업무체계, 그리고 우리의 의식 전반에 잠재해 있는 행정주의적 요소, 관료적인 풍토, 매너리즘을 과감하게 도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