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총선은 이명박 정부 임기 말에 치러지는데다 12월에 있을 대선의 전초전으로 불리는 터라 의미가 큽니다.
총선의 결과는 곧 지난 4년간의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이자,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5년에 대한 전망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야 모두 이번 총선에서 밀리면 끝이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사활을 건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먼저 새누리당은 낡은 이념 대신 민생을 강조하며 표심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선거대책본부장의 말입니다.
▶ 인터뷰 : 박근혜 / 새누리당 선거대책본부장(4월3일)
- "새누리당의 이념은 민생입니다. 민생을 우선으로 해서 국민의 삶을 챙기고, 국민과 약속을 반드시 실천할 정당 오직 새누리당 뿐입니다."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의 이념 공세를 색깔론으로 치부하며 역시 민생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의 말입니다.
▶ 인터뷰 : 한명숙 / 민주통합당 대표(3월28일)
- "이명박 새누리당 정권은 서민경제를
파탄 내고 재벌 편들기 정책으로 양극화를
심화시켰습니다. 그들이 민생을 얘기하는 것은 정말 어이가 업습니다. 이번 선거는 민생 대 색깔론의 대결입니다."
과거 미래를 놓고도 양당은 제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박근혜 위원장은 이번 선거가 이념과 갈등, 말 바꾸기의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로 가는 출발이 돼야 한다며 친노세력이 이끄는 민주당을 과거 세력으로 규정했습니다.
한명숙 대표 역시 지금의 권력이 계속되면 국민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동업자인 새누리당은 과거이고 자신들이야말로 미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 과거이고, 어느 쪽이 미래일까요?
이런 선거구도에 더해 표심은 앞으로 다가올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가장 큰 변수는 역시 민간인 불법 사찰문제입니다.
새누리당은 불법 사찰은 어디까지나 이명박 정부의 일이라며 선 긋기를 하고 있습니다.
민주통합당은 박 위원장 역시 불법 사찰의 동조자라며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박근혜 위원장과 한명숙 대표의 말 차례로 들어보시죠
▶ 인터뷰 : 박근혜 / 새누리당 선대위원장
- "(야당은)제가 불법 사찰의 동조자라고 이렇게 비방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말 뒤집기고 또 덮어씌우기가 아니겠습니까? 여러분."
▶ 인터뷰 : 한명숙 / 민주통합당 선대위원장
- "(박정희 정권)중앙정보부에서 하던 사찰의 망령이 지금 대한민국을 떠돌고 있습니다. 이런 세상에 우리가 여태까지 살고 있었단 걸 생각하니 오싹해집니다."
청와대는 노무현 정부에서도 총리실에서 민간인 불법 사찰을 한 자료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공개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자료 공개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해석이 제각각입니다.
청와대가 노무현 정부의 합법적인 공무원 직무 감찰 내용을 착각했기 때문에 공개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습니다.
또 아직 선거가 7일이나 남았기 때문에 결정적 한방을 위해 아껴두고 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민주통합당은 이에 맞서 원충연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사무관의 수첩과 만여 건에 달하는 또 다른 사찰 문건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어떤 폭로가 어떻게 또다시 선거판을 뒤흔들지 알 수 없습니다.
안철수 교수의 강연정치도 선거의 변수가 되고 있습니다.
안 교수는 어제 광주를 찾아 이번 총선의 의미와 후보 선택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안철수 /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4월3일)
- "첫 번째는 진영논리에 빠져서 정파적 이익에 급급한 정치 안 하는 사람들, 국민과 국익을 생각하는 사람 있으면 그분 뽑는 게 맞아. 두 번째는 과거 얘기보다 미래 얘기하는 분 있으면 적임자. 세 번째는 단순하게 진노/대립/분노 얘기하는 것보다 온건하고 따뜻한 분들. 말이라는 게 인격을 드러내는데 인격이 성숙한 사람 뽑으면 좋을 것 같다."
안 교수의 이런 속내를 뜯어보면 지역과 이념에 기반을 둔 지금의 정당들에는 기대할 게 별로 없다는 뜻입니다.
새누리당이나 민주통합당은 자신들이야말로 과거가 아닌 미래 세력이라고 주장하지만, 안 교수 눈에는 양당 모두 '구체제'이고 '이념 과잉세력'인 셈입니다.
이런 안 교수의 주장은 이번 총선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요?
안 교수는 오늘은 대구를 찾을 예정입니다.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40%에 달하던 부동층은 20%로 줄었습니다.
지지층 대부분 마음을 정했지만, 남은 부동층인 이 20%가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선거의 승패는 갈릴 것입니다.
어떤 전략이, 또 어떤 변수가 이들의 마음을 끌어당길 수 있을까요?
일주일 뒤가 궁금해집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 김형오 / hoki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