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상을 호령했던 권력이 지고, 새로운 미래 권력이 꿈틀거리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역사적 흐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영일 대군', '형님 권력', '만사형통'으로 불리며 이명박 정부 최고 실세로 군림했던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이 결국 구속됐습니다.
구치소로 향하는 그의 모습에서 화려한 옛 영광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기자들 물음에 때로는 '죄송하다', 때로는 침묵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시죠.
▶ 인터뷰 : 이상득 / 새누리당 전 의원
- "(대통령과 청와대에 한 말씀 해주시죠)
죄송합니다.
(국민에게도 한 말씀 해주시죠)
죄송합니다.
(심경은 어떠세요.)
......
(대선자금에 쓴 의혹에 대해서는)
......
(돈을 선의로 받은 건가요.)
......
(대통령을 위해 돈을 받은 건가요.)
......"
이상득 전 의원은 앞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려고 법원에 도착했을 때, 성난 저축은행 피해자들에게 봉변도 당했습니다.
그 모습도 보시죠
▶ 이상득 새누리당 전 의원 출두 모습
이상득 전 의원도, 그리고 이를 지켜본 국민도 뭐라 할 말이 없는 것 같습니다.
참담 그 자체입니다.
현직 대통령의 친형이 구속되기는 헌정사상 처음입니다.
영장전담 판사는 범죄협의가 소명되고, 이상득 전 의원의 지위와 정치적 영향력에 비추어 볼 때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요?
청와대는 침통한 분위기 속에 대통령 직접 사과를 검토하고 있다는 말도 들립니다.
대통령이 이제 와 사과한들 참담한 국민 마음을 얼마나 위로해 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지난해 9월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돈을 한 푼도 받지 않았기에 이 정부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말했기에 상실감과 허탈함은 더 큰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이명박 정부의 임기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지는 권력이 있으면, 떠오르는 미래권력이 있기 마련이죠.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장의 대선 출마로 여야는 미래권력을 잡기 위한 전면전에 들어갔습니다.
박근혜 전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의 친인척 비리를 염두에 둔 듯 강경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 인터뷰 : 박근혜 / 새누리당 전 위원장(7월10일)
- "자신 있게 당당히 천명한다. 제가 만약에 그런 일을 맞으면 어떤 경우든지 그 이름을 팔아서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건 다 거짓말이라고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 그걸 이용해서 어떤 일도 하지 않을것이고 그런 일이 벌어지면 그건 전부 속이는 거고, 거짓말을 하는 거고, 그런 거라고 천명을 할 수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다."
박 전 위원장은 어제 '경제민주화와 일자리 창출, 복지'라는 세 가지 화두를 던졌습니다.
시대적 요구인 이 세 화두를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박근혜 자신이라는 겁니다.
불통과 소신은 다른 것이라며, 자신에 대한 불통 이미지를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이 말도 들어보시죠.
▶ 인터뷰 : 박근혜 /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장(7월10일)
- "불통이란 말이 이번에, 제가 다른 때는 별로 들은 기억이 없고 많은 분하고 국민 여러분하고 또 의원들하고도 많은 대화도 하고, 어떤 때는 계속 전화하다 팔이 아플 정도로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민이 저와 불통이라고 한다면 지난 선거 때 우리가 어려운 사정에 있는데 믿고 지지를 해줬겠어요?"
박 전 위원장의 대선 출마는 다른 야권 후보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박근혜식 경제민주화는 가짜라며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5년 전 박근혜 전 위원장이 주장했던 '줄푸세' 공약이 그 방증이라는 겁니다.
문재인 고문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민주통합당 상임고문(7월10일)
- "복지국가가 경제 민주화를 실현할 수 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게 시대정신이다. 재벌개혁이다. 재벌해체를 말하는 건 아니다. 국제 경쟁력은 살리되 불공정한 시장질서는 바로잡아야 한다. 공정한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 재벌에게 무소불위 주는 줄푸세는 경제 민주화의 적이다. 아무리 경제 민주화를 말해도 사이비다."
경제민주화 논쟁이 대선 주자들 간에 불붙을 것 같습니다.
문재인 고문은 박 전 위원장을 비판하면서도 같은 당 손학규 고문의 '저녁이 있는 삶' 슬로건은 좋다고 추켜 세웠습니다.
자신이 만약 대선 후보가 된다면 그 슬로건을 빌려 쓰겠다고까지 했습니다.
손학규 고문은 박근혜 전 위원장에 대한 차별화된 시각으로 시선을 끌었습니다.
'독재자의 딸', '유신 망령의 부활'로만 볼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한창 젊은 나이에 교제도 못하고 섬에 갇힌 희생자라고까지 했습니다.
분명히 문재인 고문이나 김두관 지사가 박근혜 전 위원장을 바라보는 시각과는 다른 듯합니다.
손학규 고문은 분명히 중간자적 입장을 취하며 세를 확장하려는 것 같습니다.
손학규 고문의 말을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손학규 / 민주통합당 고문
- "중산층 중간층이 광범위하게 포진한 수도권 표 향배가 중요한 결정요소 될 것이다. 그런 말 드리고 지난번 분당선거서 봤듯이 당 소속이나 지지 경향은 새누리일지라도 과연 이 정권 갖고 될까 박근혜로 될까 소통 민주주의 될까 의문 가진 많은 중산층 중간층이 손학규라면 안심하고 찍을 수 있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혹시 손학규 고문은 자신이 옛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약점을 이렇게 돌파하려는 걸까요?
어쨌든 손학규 고민은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슬로건이 화제가 되면서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의 행보도 빨라졌습니다.
김두관 전 지사는 박근혜 전 위원장을 향해 '이재오, 정몽준 의원이 불참을 선언한 새누리당 경선은 마네킹 경선'이라고 쏘아붙였습니다..
또 박 의원은 기존 기득권과 관계가 걸려 있어서 재벌개혁을 실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자신뿐이라는 자신감도 보였습니다.
▶ 인터뷰 : 김두관 / 전 경남지사(7월10일)
- "영남 필패론, 수도권 필승론 이런 것들이 다 부질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저는 지역에 근거한 승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저는 지역주의를 가지고 승부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고 국민이 굉장히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우리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책 대안의 싸움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새로운 미래 권력이 나올까요?
그들이 만드는 새로운 권력, 새로
다들 '다를 것이다, 나를 믿어달라' 말하지만 그런 그들 역시 결국 '비참한 말로'를 맞는 모습을 우리는 지켜봤습니다.
이번에 새로 시작되는 권력은 분명히 과거와 다르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 김형오 / hoki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