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내각 물갈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바로 새 총리에 오른 박봉주 입니다.
이미 10년 전 총리를 역임했다가 실권에서 쫓겨나 공장 지배인으로 좌천, 10년 만에 다시 중앙무대에 화려하게 복귀한 박봉주를 오지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새 총리 박봉주는 지난 2002년 경제시찰단 이름으로 남한을 방문합니다.
당시, 시찰단에는 북한 경제의 양대축이라 불리는 박남기가 함께 합니다.
온건파를 대표하는 박봉주와 강경파 박남기의 운명은 북한 경제 10년을 대변합니다.
먼저 온건파 박봉주의 시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임 속에 2003년 총리가 된 박봉주는 경제 개혁조치를 시행합니다.
노동자 출신에서 총리까지 오르며, 이례적으로 기록영화까지 만들어지는 등 승승장구합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전 북한 정부기관 관료
- "박봉주를 모델로 해서 한 영화입니다. 한 때 그 북한 사람들이 박봉주에 대한 많은 신망이 거기서부터 싹텄습니다. 그래서 김일성도 김정일도 박봉주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하지만, 4년 만인 2007년 박봉주는 우리나라 공장급, 기업소 지배인으로 전락합니다.
자본주의 물을 들였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입니다.
이때 비판을 주도한 것은 영원한 라이벌 강경파 박남기.
이렇게 박봉주를 밟고 올라서며 경제 실권을 잡은 박남기도 오래가지는 못했습니다.
강경 일변도의 정책을 펴던 박남기는 지난 2009년 화폐개혁을 주도했다 결국 숙청당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10년 만에 복귀한 박봉주는 잇따른 강경파의 경제실책에 대한 내부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MBN뉴스 오지예입니다. [calling@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