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이 금융전문수사인력을 대거 투입하면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전두환 정권 당시 억울하게 고문을 많이 당했던 분이십니다.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 모시고 전두환 비자금, 검찰수사를 바라보는 심정과 전망을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전두환 전 대통령과는 악연이라는 표현을 하는 게 맞을까요?
-개인적인 게 아니고 전 국민이 다 그렇고, 민주화 운동을 한 사람들이 다 같은 처지죠.
▶ 그래도 일반인들보다 상당히 심한..
-제가 전두환 정권 때 반 군사독재 투쟁을 정말 열심히 한 사람입니다.
▶ 그래서 결국 잡히셨죠?
-3년 반 동안 도망을 다니다가 그 뒤에 많이 잡히고 징역도 오래 살고 고문도 당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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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 대 초입니다. 당시에 잡혀서 고문을 받으면 어떻게 처리 하던가요?
-그때만 하더라도 조금은 나아졌습니다. 전두환 초기 때 많이 그랬고 김근태 의장이 고문을 폭로한 이후에는 상당히 고문이 자제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때 나이도 좀 먹었고 수사관한테 잡혀간 경험이 많았던 사람 아닙니까. 그래서 싸우기도 하고 많이 두들겨 맞고 그랬죠. 그때 간첩들이 당하는 식의 고문은 안 당했습니다. 70년대에는 간첩들이 당하는 고문이 있거든요.
▶ 어떤 건가요?
-예를 들어 눕혀놓고 팔을 꺾으면서 발로 밟고.. 그래서 제가 담에 걸려서..
▶ 그때 후유증이 있으신 거죠?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상당히 오랫동안 제가 담에 걸리곤 했습니다.
▶ 지금으로선 잘 상상이 안 갑니다. 당시 전두환 정권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기에 인권을 유린하고 무시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위세가 대단 했다기보다도 완전히 폭압적이었죠. 그러니까 무법이었죠. 그래서 전두환 씨 같은 경우 가령 중앙정보부장 같은 것도 겸직하고 특히 학원안정법이라고 해서 영구집권을 획책했죠. 그랬으나 민중들의 저항에 직면해서 마침내 체육관 선거를 포기하지 않을 수 없는, 대통령 직선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죠. 그건 전적으로 우리 국민들이 민주화 투쟁을 해서, 말하자면 6월 민주항쟁을 통해서 전두환 씨를 항복시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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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번에 걸친 비자금에 대한 추징도 있었고 사법적인 단죄도 있었지만 그러나 아직까지도 추징금 상당액을 미납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검찰이 전 방위적로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최근의 상황을 보시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이건 아주 잘한 일입니다. 박근혜정부 들어서서 전두환 씨 비자금 조사로 환수하겠다는 것은 아주 잘한 일인데 혹 이와 관련해서 정치 보복 아니냐. 말하자면 박근혜 대통령이 전두환 씨한테 서러움을 받아서 하는 정치보복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심지어 대구에서 나오는 신문들을 보니까 대구 경북 사람들의 전두환 씨 수사에 대한 정서가 좋지 않다는 거예요. 논설위원이 쓴 글에 대구 경북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부정부패를 엄단해야지, 전두환 씨가 우리 고향 사람이라고 해서 비자금 환수 조치를 떫게 생각하면 안 된다는 말이 나왔던데요. 저는 박근혜정부에 간절히 바라는데 이번 사건이 권력층의 부정부패를 없애는 중요한 계기로 삼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완전히 부패공화국입니다. 점점 더해가는 것 같아요. 이 나라는 정말 연줄 사회입니다. 연줄이 없으면 되는 일이 없습니다. 특히 대통령과 관련해서. 이 점과 관련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아주 명언을 하나 남겼던데요. 이전 정권에서 다 못했느냐. 사실 이것은 김영삼 정부, 김대중 정부 때 했어야 합니다.
▶ 김대중 전 대통령도 그 당시 상당한 박해를 받았는데 오히려..
-비호했을 뿐만 아니라 사실 이 점도 지적되어야 하는데요. 김대중 대통령은 비서실장으로 김중권 씨를 시켰습니다. 김중권 씨는 민정당 의원에 청와대 수석 비서관도 한 전두환 씨의 핵심 참모입니다. 대통령 비서실장이라고 하는 것은 어쩌면 대통령 못지않게 중요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전두환 사람을 들어앉힙니다. 그 뿐만 아닙니다. 이종찬 씨 같은 사람도 안기부 출신 아닙니까. 그 사람이 김대중 정부 때 얼마나 중용되었습니까. 그리고 김대중 정부는 박철언씨 같은 5공 황태자 부부를 초청해서 밥 먹고, 이런 것으로 봐서 김대중 정부는 말하자면 전두환 정권의 비리와 부정부패에 대해 척결 의지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 그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김대중 대통령도 노태우 씨한테 20억 받은 것을 스스로 고백하지 않았습니까. 항간에는 돈거래도 있었을 것이라는 말도 떠도는데..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만. 말하자면 민주정당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한 거죠. 그래서 저는 박근혜정부가 제대로 함으로서 그 사람들도 못했던 것을 반성할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때도 얼마든지 할 수 있었죠. 그런데 지금 와서 이명박 정부는 하나도 환수 못했는데 자기네들 정권 때는 10억 환수했다고 자랑처럼 내세우는데.. 지금 민주당에서 법도 만들지 않았습니까. 노무현 정부도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과 관련해서 이명박 정부의 표적수사가 결국 자살로 몰려갔다는 정서가 많지 않습니까. 이른바 친노 세력들이 그렇게 주장하고 있고. 저는 그렇게 주장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말을 하는 것은 과거를 말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박근혜정부에 부탁하기 위해서 하는 말인데 정권 교체를 왜 합니까? 전 정권의 부정과 비리를 엄격하게 조사하고 처리하기 위해서 정권교체가 필요한 거 아닙니까? 정권이 교체했는데 전 정권이 한 것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으려면 정권교체 의미가 있습니까? 그런데 노무현 정권의 부정부패에 대해 표적수사라고 해서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씨를 죽인 거나 마찬가지라고 하는 사람들은 부정부패를 척결한 의지가 없었던 거예요. 이런 사람들이니까 부패에 대해 철저한 응징의 의사가 없었다는 것을 차제에 그 사람들이 반성 하고 국민들도 이 점을 확인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박근혜정부가 정치 보복 아이냐는 말이 나올 수도 있고 지역정서에 맞지 않단 말이 나올 수도 있지만 그런 것을 다 신경 쓰면 부정부패 척결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전두환씨 뿐만 아니라 역대 다른 대통령들에 대해서 국세청 사건에 대해서도 부정부패의 뿌리를 뽑겠다는 확고한 의지와 실천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우려도 있습니다. 정치보복으로 해석될 수도 있고 김대중 전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사회통합이라든가 국민통합의 의미도 있었을 것 같은데..
-부정부패를 용납해서 사회통합과 국민통합을 한다면 그 국민통합은 아주 잘못된 거죠. 부정부패를 엄격하게 척결하는 것이 사회와 국민통합에 훨씬 더 도움이 됩니다. 아침에 전군표 씨 사건을 TV로 보니까 이 사람이 뭐라고 했냐면 30만 달러 20만 달러 서로 주장이 다르지만 말하자면 2억 내지 3억 아닙니까. 이것을 국세청장 취임 축하 인사로 받았다는 겁니다. 국세청장에 취임했는데 돈을 왜 받아야 합니까. 그리고 CJ가 인사했으면 다른 곳은 인사 안했겠어요? 이처럼 부패가 만연해 있는데 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정말 부패를 청산하기 위해서 특단을 내려야 될 거라 보는데 별로 그렇게 될 것 같지 않아요. 왜냐하면 요즘 김영란 법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는데 뭐라고 했느냐, 직무와 관련된 건 형사처벌을 하지만 직무와 관련되지 않은 것은 과태료를 내는 것으로 끝내자, 말하자면 법이 후퇴되었습니다. 이런 것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결단해야 합니다. 이런 권력형 부패는 대통령이 특단을 내려야 하는데 저는 그것을 촉구하고 싶습니다.
▶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현재 태도에 대한 인식은 어떻게 하십니까?
-전두환 씨는 어쨌든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지낸 분입니다. 그런데 지금 취하고 있는 태도는 대통령을 지낸 분으로서의 처신이 전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전두환 씨와 전혀 일면식도 없습니다만 흔히들 알려진 대로라면 상당히 남자답다, 통도 크다, 이런 말도 있지 않습니까. TV를 보면 그런 점이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거기에 맞게 해야 합니다. 지금 하는 행동을 보면 스스로 대통령될 자격이 없던 사람이 대통령 했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대통령할 자격이 있었다고 말하려면 이 분이 이 사건을 잘 처리해야 합니다. 어떻게 처리하는 게 좋으냐면 수사도 엄격하게 진행되어야 하지만 저는 전두환 씨가 가족회의를 해서 아들과 딸들을 불러 돈을 최대한으로 거둬서 내야 됩니다. 그리고 장남 전재국 씨는 자기 아버지가 대통령을 지낸 분 아닙니까. 대통령을 지낸 분으로서 조금이라도 명예가 덜 훼손되게 하기 위해서 자신이 번 돈을 다 자기 아버지에게 드려서 ‘아버지, 이 돈 다 내세요.’ 이렇게 해야 효도하는 거 아닙니까. 돈 1000억 가지고 뭐할 겁니까.
▶ 알겠습니다. 오늘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지은 인턴기자(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