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성분이 들어있는 동물용 마취제가 일반 약국에서 처방전도 없이 버젓이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수의사의 처방을 꼭 받아야 하는 제도가 도입됐지만, 정작 약품 대부분이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이준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1995년 인기 듀오 '듀스' 김성재 씨의 충격적인 사망.
사인은 동물마취제인 졸레틸 과다 주사였습니다.
환각성분이 있는 동물마취제를 여성에게 먹인 뒤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뒤늦게 올해 8월에서야 수의사 처방이 있어야만 위험 동물약품을 살 수 있는 수의사 처방제를 도입합니다.
하지만, 약사단체의 반발로 약 1천1백여 개의 대상 약품 중 80%가 처방전 의무대상에서 빠졌습니다.
이렇다 보니 동물마취제는 동물약품을 취급하는 일반 시중 약국에서 처방전도 없이 버젓이 팔리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서울 ○○약국 관계자
- "아까 어떤 분도 주문하고 가셨거든요. 내일 정도에는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저희가 오면 바로 전화드리겠습니다."
▶ 스탠딩 : 이준희 / 기자
-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졸레틸이라는 동물마취제입니다. 환각성분이 강해 미국과 유럽에서는 마약류로 지정되기까지했습니다."
관련 부처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만 합니다.
▶ 인터뷰(☎) :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 "우리가 일방적으로 고칠 수도 없고…. 보건복지부가 담당하는 법령이에요."
▶ 인터뷰(☎) :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
- "수의사법에 해당하는 것이니까 농식품부에서 관리를 하셔야 할 것 같은데요."
▶ 인터뷰 : 이운룡 / 새누리당 의원
- "수의사 처방제의 도입 취지에 맞게 인체에 해로운 동물용의약품 관리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할 것입니다."
유명무실한 수의사 처방제 탓에 성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위험천만한 동물용 마취제가 오늘도 약국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준희입니다.[ approach@mbn.co.kr ]
영상취재 : 김재헌 기자
영상편집 : 국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