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인천 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응원단 파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실무회담을 이달 15일께 판문점에서 개최하자고 10일 제의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제17차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에게 통지문을 보냈다"면서 통지문은 "우리 선수단의 경기대회 참가와 응원단의 파견에서 제기되는 제반 문제들을 협의하기 위해 오는 15일경 판문점 우리 측 지역 또는 남측 지역에서 해당 관계자들의 북남실무회담을 가질 것을 제의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남북 실무회담 제의는 지난 7일 '공화국 정부 성명'을 통해 인천아시안게임에 응원단을 보내겠다고 밝힌 지 사흘만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월 23일 인천아시안게임에 선수단을 파견하겠다며 대회 참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북한이 이날 오전 10시에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응원단 파견 등과 관련해 체육실무회담을 제의해왔다"면서 "정부 입장이 정해지는대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이 과거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등 남한에서 열린 국제스포츠대회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했을 때 남북한은 사전접촉을 통해 북측 인원의 이동과 체류 비용 부담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중 남측이 상당 부분을 부담했다.
북한이 '큰 규모'의 응원단을 보내기로 했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당초 예상보다 많은 200∼300명 규모가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300명 이상의 응원단을 보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에 한창 훈풍이 불던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당시 288명의 응원단을 보냈으며 이듬해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에는 303명의 응원단을 파견했다. 지난 2005년 인천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북한이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대규모 응원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힌 것은 지난 7일 '공화국 정부 성명'에서 천명한 대로 인천아시안게임을 남북화해 분위기를 띄우는 중요한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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