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체제 연착륙…당·청관계 질적 변화 예고

새누리당이 30일 전국 15곳에서 치러진 재·보선에서 압승하면서 갓 출발한 '김무성 대표 체제'의 순항을 알렸다.
후보 공천은 이완구 비대위원장(원내대표) 체제에서 이뤄졌지만 김 대표가 선거전을 전면에서 진두지휘했고 완승이라는 결과를 끌어냈기 때문이다. 특히 7·14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로 선출된 후 불과 보름 만에 치러진 재·보선에서 승리함으로써 리더십을 평가받았다는 의견이다.
또 김 대표는 6·4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박근혜 마케팅'에 의존했던 선거전략에서 벗어나 혁신, 경제살리기, 지역일꾼론 등을 내걸고 승리를 이끌어내 당의 자생력을 키웠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더구나 세월호 참사와 잇따른 인사실패의 후폭풍이 가시지 않는 등 여권으로서는 녹록지 않은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승리는 당 지도부의 안정화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새누리당이 패배할 경우 여권 내 갈등이 고조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김무성 체제의 조기 안착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 당 지도부가 세월호 사고, 인사 파행과 관련해 청와대 책임론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대승함으로써 여권내 갈등 소지는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김무성 대표 체제가 연착륙에 성공하면서 정치적 입지를 넓히며 한결 유연한 리더십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또 계파를 초월한 당·청 공조 체제 속에서 혁신과 경제살리기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당·청 관계에도 영향을 미쳐 협력과 공조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무성 체제가 힘을 받게 된 것이 향후 당·청관계에 자칫하면 부담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 대표가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을 염두해 중장기적으로는 당·청 관계에서 보다 강한 그립을 쥐려는 노선을 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김 대표가 할 말은 하면서도 얼마나 유연하게 당·청 관계를 이끄느냐가 여권내 역학 흐름을 짐작해 볼 수 있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이번 선거에서 승리해 3선 국회의원으로 복귀한 친이(친이명박)계의 나경원(동작을) 의원과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친박계 핵심 이정현(순천·곡성) 의원의 역할도 주목되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 동작을에서 야권 연대에 맞서 승리를 이끌었고, 이정현 의원은 1988년 소선거구제 도입후 처음으로 광주·전남지역에서 승리한 공로로 정치적 지분을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대중적 인기에다 정치적 상징성까지 갖추고 있는 이들은 당내 역학 변화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김 대표는 조만간 그동안 보류했던 당직 인사를 마무리하며 '김무성 체제'를 완성하고, 다음달 중순이나 말께 당 소속 전체 의원들이 참석하는 연찬회를 통해 당의 구체적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매경닷컴 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