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경기 수원 병(팔달)에 출마했다가 참패한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상임고문이 31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손 고문은 "정치는 선거로 말해야 한다"면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정치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인은 들고 날때가 분명해야 하고, 순리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 저의 평소 생각과 철학"이라면서 "지금은 제가 물러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책임정치의 자세와 민주당, 한국정치의 변화와 혁신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저녁이 있는 삶'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
손 고문은 "국민 여러분께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드린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떳떳하게 일하고 당당하게 누리는 세상, 모두가 일하고 일한 만큼 소외받지 않고 나누는 세상을 만들려했던 저의 꿈을 접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능력도 안되면서 짊어지고 가려했던 모든 짐을 이제 내려놓는다"며 "그동안 정치 생활을 통해서 얻었던 보람은 간직하고 아쉬움은 뒤로 하고 떠나겠다"는 은퇴의 소회를 전했다.
아울러 "오늘 이 시간부터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성실하게 살아가겠다"며 "향후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손 고문은 이날 낮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당 소속 의원들과 점심을 먹으며 수원 병(팔달) 선거 패배와 관련해 정치권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올해 67세인 손 고문은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시절인 지난 1993년 정치권에 입문해 경기 광명을 보궐선거에서 민자당 후보로 당선된 뒤 15·16·18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김영삼정부에서 보건복지부장관을 역임했다.
지난 2002년 6월 경기지사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돼 4년 임기를 마쳤다. 이후 대권도전을 모색,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과 3각 경쟁을 벌이던 중 2007년 3월 한나라당을 탈당해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2007년 17대 대선과 2012년 18대 대선 때 잇따라 대권경쟁에 나
대권도전 실패 후 2013년 1월부터 9월까지 독일에서 연수하고 귀국한 뒤 정치적 재기를 위해 지난 7·30 수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했으나 정치 신인인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에게 패하고 이날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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