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빠른 일본과 달리 21개 유네스코 회원국을 상대로 외교전을 펼쳐야 할 파리 한국대표부 수장들은 공석입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우리 외교부는 '자화자찬' 발언만 늘어놓고 있습니다.
현실 인식이 심각해 보입니다.
김시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유네스코가 우리 입장을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라던 정부는 뒷북 대응에 나섰습니다.
지난 23일 최종문 외교장관 특보를 유네스코 협력 대표로 급파한 겁니다.
전임 대사는 임기 반년을 남겨둔 이달 사직했고 공사도 지난달 말 임기를 마치고 귀국했기 때문입니다.
과거사 왜곡을 둘러싼 한·일 외교전에서 우리가 또다시 밀리는데도 우리 외교부는 '자화자찬' 발언만 늘어놓고 있습니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IIB 가입 결정을 외교력의 승리라고 자평했습니다.
▶ 인터뷰 : 윤병세 / 외교부 장관 (어제)
-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 결정은 바로 이러한 고난도 외교력이 발휘된 대표적 사례라 하겠습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도입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미·중 양측의 압박에 대한 아전인수격 해석도 내놨습니다.
▶ 인터뷰 : 윤병세 / 외교부 장관 (어제)
- "우리의 전략적 가치를 통해 미·중 양측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상황은 결코 골칫거리나 딜레마가 될 수 없습니다. 굳이 말한다면 이것은 축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 현실을 비관적으로만 볼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지만 외교수장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송영선 / 전 새누리당 의원
- "한국의 국력이나 외교력이라는 게 아직은 칼자루를 잡기보다는 칼날을 잡는 수준에 있기 때문에 너무 자신에 찬 말씀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특히 북핵 문제나 남북 관계가 답보 상태인 것에 대한 반성은 전혀 없다는 점에서 오만한 태도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시영입니다.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