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방공통제소’로 불리는 공군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피스아이)가 도입 4년 만에 핵심부품 상당수가 단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항공기는 기체에 공중감시레이더를 장착해 공중에서 조기경보, 항공기 통제, 전장관리 등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지난 2012년 10월 4호기까지 모두 인도돼 전력화됐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지난 3일 발간한 ‘국방예산 분석·평가 및 중기정책 방향(2014/2015)’이란 제목의 책자에 따르면 피스아이 정비에 필요한 핵심부품 중 64종이 단종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종된 부품 중에는 탐색레이더와 임무지원체계 등을 구성하는 핵심부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레이더의 경우 미국 정부의 수출승인 제한으로 정비에 필요한 기술자료 획득과 정비 능력 확보에 고충을 겪고 있고, 피스아이 기종을 운영하는 국가가 워낙 적어 관련 정보도 제대로 얻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피스아이를 도입할 당시 계약서에는 우리 정부가 견적을 요청하면 미측은 120일 내에 요구하는 부품을 제공하게 되어 있지만 이 기간을 초과한 부품이 109종에 달했다. 일부 부품은 최장 27개월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E-737(피스아이) 기종을 공중조기경보통제기로 운영하는 국가는 한국과 호주, 터키뿐이다. 이들 국가에서 총 14대가 전력화되어 있다.
이 기종을 운용하는 국가가 소수이기 때문에 탐색레이더와 임무지원체계 등 E-737 고유의 부품 생산 라인이 조기에 폐쇄되어 정비부품 단종으로 이어지고 있다.
피스아이의 장비유지비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장비유지비는 2012년 9억1800만원, 2013년 24억5300만원에서 2014년 581억5900만원으로 크게 올랐다. 올해는 619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KIDA 책자는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우리 군이 미국 편중의 대형무기체계를 도입하고 있어 이런 현상은 되풀이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입할 해당 무기체계를 다른 나라에서 운용하는 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를 들어 오는 6월 기종이 선정되는 공중급유기도 유럽 에어버스D&S의 A-330 MRTT와 미국 보잉사의 KC-46A가 2파전 양상이다. 이 중 A-330 MRTT는 10개국에서 60대를 주문했기 때문에 정비부품을 확보하는 데는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KIDA가 발간한 책자는 이와 관련, “무기체계별 특성과 운용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장비유지비의 편성으로 무기체계의 노후화, 무기체계 구성 변화에 대한 대처가 어렵고 장비유지 예산의 적정성 평가가 곤란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도발에 따른 감시·타격전력 운영이 확대되고 있고, 독도와 한국방공식별구역 등 한반도 주변 영토 분쟁의 영향으로 F-15K, 이지스함, E-737, 위성
피스아이 1호기는 2009년 3월 개조작업을 시작해 2011년 4월부터 7월까지 미국 시애틀 보잉사 공장에서의 수락검사에 이어 같은 해 8월1일 김해기지에 도착해 운용시범 비행 및 최종 수락검사를 마쳤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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