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일제 잔재를 청산한다며 광복 70주년인 오는 15일부터 표준시를 30분 늦춘 평양시간을 사용한다고 발표하자 서방 언론들은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독재자의 권력 과시용으로 참 기괴한 일이라는 반응입니다.
박호근 기자입니다.
【 기자 】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후 마오쩌둥 국가주석은 중국의 광대한 영토의 표준시를 하나로 통일해 베이징에 맞췄습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007년 별다른 이유없이 표준시를 30분 늦춥니다.
또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 자치정부는 지난해 3월 러시아에 병합된 뒤 러시아 표준시로 시간대를 바꿔버렸습니다.
이렇게 독재자나 독재정권이 권력을 과시하는 차원에서 표준시를 변경한 경우가 많습니다.
서방 언론들은 북한의 갑작스런 표준시 변경을 두고 "기이하다"며 비난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극히 기괴한 일'이라는 제목으로 북한의 표준시 변경 소식을 전했고,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정치적 목적으로 표준시를 바꿔버리는 오랜 역사의 최근 사례"라고 꼬집었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주체력이라는 북한식 달력을 쓴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을 따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나홀로 표준시'를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김정은이 항일정신과 주체사상을 내세워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차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표준시 변경이 국제적 고립을 심화하고, 남북 통합과 동질성 회복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MBN뉴스 박호근입니다.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홍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