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후폭풍으로 국회는 5일로 사흘째 파행을 빚었다. 그러나 야당도 보이콧에 부담을 느끼면서 이르면 6일부터 국회가 부분 정상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에서 “역사교과서 문제는 하루아침에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도 “긴 기간 동안 역사국정교과서에만 매달릴 수 없는 노릇이고, 위기에 빠진 경제와 민생도 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 대국민담화를 통해 민생과 교과서 문제를 분리한다는 ‘투트랙’ 방침을 밝힌데 이어 다시 한 번 민생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오후 새정치민주연합 연석회의에서도 문 대표는 “정부와 새누리당은 민생과 아무런 상관없는 국정교과서 문제로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국력 낭비를 일으키고 있다”며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것도 우리 당이 책임져야 한다”는 말로 국회 일정에 복귀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야당이 이처럼 입장을 선회한 것은 ‘야당이 민생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에 대한 부담감으로 풀이된다. 6일 오후 7시 서울 종각에서 장외 집회를 여는 것으로 역사 국정교과서 투쟁 방침을 정한 상황에서 국회 일정마저 내팽겨칠 경우 19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를 부실 국회로 만든 주범으로 몰릴 수 있다는 것 역시 야당에게는 달갑지 않은 시나리오다.
새누리당은 ‘강·온 양면전략’을 쓰면서 야당의 국회 복귀를 끌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예산결산특위는 이날 여당 단독으로 개회하면서 예산심사 보이콧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야당을 자극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대표실 벽면의 캐치프레이즈를 ‘이제는 민생입니다’로 교체하면서 ‘여당 = 민생, 야당 = 투쟁’ 프레임 형성을 시도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야당이 국회를 파행시키고 장외로 나간 이유는 새정치연합 내부의 여러 가지 정치적인 문제를 덮고 연장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그는 “야당을 이끄신 선대 정치인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의회주의와 통합의 정치를 결코 포기하지 않고, 길거리 대신 원내투쟁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돌이켜 봐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으로는 원내 지도부가 나서 야당 설득에 공을 들였다.
[신헌철 기자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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