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진은 특정 기사내용과 전혀 상관없음 <매경DB> |
#2. 총선이 다가오면 택시는 민심 풍향계이자 1인 미디어로 변신한다. 전국에 택시(9월말 면허 기준)는 무려 25만4700대, 운전기사는 28만명에 달한다. 택시 한 대가 하루 10명만 태워도 250만명이다.
총선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새삼 ‘택시의 선거학(學)’이 관심이다. 정당 차원에서 택시기사만을 위한 맞춤 공약까지 나온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택시기사를 위한 종합대책을 선보이기도 했다.
정치인들의 개별적 ‘택시 정치’도 꾸준히 이어진다. 17대 총선에 앞두고 10개월간 핸들을 잡았던 ‘원조’ 박계동 전 의원은 아예 택시협동조합 이사장으로 변신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택시가 트레이드 마크다. 대구 출마를 선언한 뒤 처음 한 일도 택시 운전이었다. 경기·대구 등 4개 지역 면허를 보유 중이고, 도지사 시절 관내 31개 시·군을 운전대를 잡고 직접 돌았다.
정치권 관계자는 11일 “정치 초보들이 마음얻기 힘든 게 바로 택시기사들”이라며 “하지만 대구처럼 택시가 많아 영업이 힘든 지역은 현역 의원에 대한 민심이 흉흉할 때도 있다”고 귀띔했다. 그렇다면 택시기사들과 친밀감으로 톡톡히 효과를 본 정치인들이 들려주는 노하우는 뭘까.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경기 평택갑)도 25년전 도의원 시절부터 택시기사들과 유대관계에 공을 들였다. 평택역 앞에서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기사들이 화장실이 없어 고생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코레일측에 간이화장실 설치를 건의하기도 했다. “전국 기차역에 모두 간이 화장실을 설치해야 한다”는 답변을 듣고는 평택역을 찾아가 기사들에게 직접 양해를 구한 일화가 있다.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직접 택시를 몰며 민심을 청취하기도 했다.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대구 수성을)은 “회원 수가 가장 많은 호출택시를 이용한다”며 “해당 택시가 1300대쯤 있으니 정 급할 땐 한마디만 전해달라고 부탁해도 10배쯤 구전 효과를 본다”고 귀띔했다. 이른바 ‘집중 전략’인 셈이다.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전남 여수)은 “반드시 비행기 시간보다 한시간 일찍 공항에 나가 기사들과 인사를 나눈다”며 “처음에는 냉랭했는데 지금은 즉석 간담회가 열릴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콜택시 기사들이 무전으로 다 연결돼 있다. 오고 가는 일정이 여수 시내에 다 퍼지게 된다”고 귀띔했다.
같은 당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은 공주에서 서울까지 출퇴근하면서 고속버스·기차와 택시를 거의 매일같이 갈아타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엔 택시운송사업 발전법 개정안까지 냈다.
택시를 통해 역전승을 거둔 스토리도 있다.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경북 김천)은 “18대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가 늦게 확정되는 바람에 여론조사에서 8대 2로 뒤지고 있었다”며 “전국의 지인들이 떼로 몰려와 택시를
[신헌철 기자 / 유준호 기자 / 노승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